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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4명, 헌법재판관 3명 … 확장하는 진보 사법 권력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유남석(61·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면서 대법원과 헌재의 수장 자리에 진보 성향 법관 출신이 앉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부에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투톱 체제가 구축되는 셈이다.
 
대법원의 경우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노정희·박정화 대법관이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의 경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역임했다. 전체 대법관 14명 중 4명이 확실한 진보 색채를 띠고 있다. 헌재 상황도 비슷하다. 다음달 10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이석태 변호사가 민변 회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재 재판관이 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이날 헌재소장 지명 발표가 나오기 몇 시간 전 더불어민주당이 재판관 후보로 추천한 김기영(50·22기)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역시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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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헌재소장 후보자는 1988년 김용철 대법원장의 유임에 반대해 발생한 ‘2차 사법파동’을 주도한 법관 가운데 한 명이었다. 유 후보자는 이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김종훈 전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과 함께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유 후보자가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다시 받게 된 최근 사례는 6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나올 때다. 이 사건에서 유 후보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일부 위헌 의견을 내면서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이 중요하지만 형사처벌이 (병역 거부자가 무분별하게 생기는 것을 막는) 예방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형사처벌로 인한 불이익이 너무 크다”고도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3월엔 이적표현물 소지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국가보안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의견을 냈다. “이적표현물의 유포·전파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이 아닌,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소지행위를 미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어 “(해당 조항이 남아 있으면) 이념적 성향만을 근거로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 자의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며 “반대자나 소수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 인사가 헌재소장을 맡더라도 다른 재판관에게 사건에 대한 특정 결정을 지시할 권한은 없다. 다만 헌재 관계자는 “각 재판관은 법과 자신의 양심에 따른 결정을 변함 없이 할 것”이라면서도 “각 연구관이나 사무처에 미치는 분위기가 바뀌는 영향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23년 11월(유 후보자의 재판관 임기)까지 자기 코드에 맞는 인사를 헌재소장 자리에 앉혀 두려는 것”이라며 “기존 재판관 중 선임자를 소장으로 지명하는 게 관례였는데 이걸 벗어났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사법부의 두 수장이 진보 인사로 지명되면서 앞으로 이어질 후임 재판관 인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날 추천한 김기영 수석부장판사는 ‘김명수의 복심’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김 대법원장 취임 후 첫 인사 때 수석부장으로 승진했다. 김 수석부장의 판례는 2015년 9월 긴급조치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긴급조치는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헌재에선 내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서기석·조용호 재판관도 임기를 마친다. 이들 후임에 대한 임명 권한도 문 대통령에게 있다. 이 때문에 내년 봄이 지나면 재판관 대부분이 진보 성향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남석(61·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  1957년 전남 목포 출생
●  경기고, 서울대 법대 졸업
●  1981년 23회 사법시험 합격  
●  1988년 6월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의  
    유임에 반대, ‘우리법연구회’ 초기 회원
●  1993년 헌재 파견 연구관  
●  2002년 2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  2008년 2월 헌재 수석부장연구관
●  2012년 2월 서울북부지법원장
●  2016년 2월 광주고법원장    
●  2017년 11월 헌법재판관
 
최선욱·조소희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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