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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맛 아시아드] 아시안게임 가장 큰 적, 음식·수돗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에 설치된 그물. 시커먼 강물에 떠있는 쓰레기를 숨기고, 악취를 줄이기 위해 그물을 설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에 설치된 그물. 시커먼 강물에 떠있는 쓰레기를 숨기고, 악취를 줄이기 위해 그물을 설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18일부터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대회 운영은 혹평을 받고 있다.
 
우선 대회 기간 내내 보건과 위생 문제가 말썽이다. 선수들 중 배탈과 장염 증상으로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여자 탁구대표팀 양하은(24·대한항공)은 지난 28일 열린 여자탁구 중국과 단체전 준결승에 출전하지 못했다. 전날 싱가포르와 8강전을 치른 뒤부터 장염 증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준결승전 당일 새벽에 병원 응급실을 찾을 정도였다. 결국 경기에는 양하은 대신 경험 적은 최효주(20·삼성생명)가 출전해 패했다.
26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대3 남자농구 결승전 한국 대 중국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한 점차로 금메달을 내준 한국 대표팀의 안영준이 코트에 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대3 남자농구 결승전 한국 대 중국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한 점차로 금메달을 내준 한국 대표팀의 안영준이 코트에 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3대3 남자농구대표팀 역시 집단 배탈증세에 시달렸다. 안영준(23·SK)은 “선수촌에서 먹은 샐러드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 그걸 먹고 난 뒤에 탈이 났다”고 전했다. 3대3 농구대표팀은 투혼을 발휘하며 은메달을 땄다. 야구대표팀 오지환(LG), 김하성(넥센), 정우람(한화)도 장염과 고열 증세까지 덮쳐 27일 인도네시아전에 결장했다.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의 수영 스타 조셉 스쿨링(23)은 장염과 감기 증세로 애를 먹다가 지난 21일 열린 자유형 50m 예선을 통과하고도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방마다 바깥에 내걸린 태극기(위)와 일장기(아래).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방마다 바깥에 내걸린 태극기(위)와 일장기(아래).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음식 문제는 선수촌 내의 위생 상태는 물론 인근 오염된 하천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은 각종 쓰레기로 물 색깔이 검고 악취가 심하다. 지역민들은 검은 강이라 부를 정도인데 이 강물을 수도용수로 사용한다. 당국은 상류에 대형 그물망을 쳐 놓고 강물에 쓰레기 등의 유입을 막고 있지만 이미 오염된 물이어서 별 소용이 없었다.
 
지난 27일 남자 축구 8강전이 열린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경기장엔 기자회견장 등 각종 시설에 모기가 들끓었다. 수 백 마리 모기가 돌아다니는데도 방역에 나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선수단은 위생 관리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본 교도 통신은 “일본 요트 대표팀이 지난 6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당시 장염을 겪었고 이후 전체 선수단이 철저하게 준비했다. 대회 개막 3주 전부터 면역력 강화를 위한 특수 음료를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내·외부에서 샐러드, 얼음 등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라고 각 종목 선수단에 안내했다. 특히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양치질할 때 생수 사용을 권고했다.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결선 경기에 참가한 진종오가 테스트 사격 중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결선 경기에 참가한 진종오가 테스트 사격 중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운영도 낙제점이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딴 ‘사격 황제’ 진종오(39·kt)는 이번 대회 노메달에 그쳤는데 억울한 면이 있다.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진종오는 결선을 앞두고 한 시사(시험 사격) 후반부 모니터에 탄착이 보이지 않았다.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결국 진종오는 178.4점을 쏴 5위에 머물렀다. 대한사격연맹 정범식 부장은 “이런 경우 보통 모니터를 고치고 무제한 시사를 주는데, 한 발 밖에 안줬다. 진종오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지난 27일 e스포츠 선수들에게 점심 식사로 제공한 식빵 세 봉지.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지난 27일 e스포츠 선수들에게 점심 식사로 제공한 식빵 세 봉지. [연합뉴스]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대표팀은 지난 27일 중국과 경기 도중 통신장애로 3차례나 경기가 멈췄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이날 식빵 세 봉지로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이 2014년에 포기한 대회 개최권을 넘겨받았다. 당초 2019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선을 이유로 대회를 1년 앞당겼다. 그래서인지 축구 조 추첨을 3번이나 하고, 경기장 건설이 늦어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3대3 남자농구는 대회 직전까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스포츠 팬들은 “아시안게임은 앞으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열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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