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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나흘간 400㎜ 물폭탄 … 가을장마가 더 무섭다

지난 26일부터 전국 곳곳에 쏟아지는 집중호우의 원인과 관련 ‘가을장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을장마는 8월 말에서 10월까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쇠퇴하고 대륙의 한랭한 고기압이 남쪽으로 확장할 때 중국 쪽으로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다시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비를 뿌리는 것을 말한다. 대륙 기단과 해양 기단이 충돌하는 전선을 중심으로 비가 내린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생긴 정체 전선이 한반도 중부와 남부에 걸쳐 있는 것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가을장마라고 못 박는 데는 주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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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관계자는 “여름 장마처럼 전선을 따라 비가 내리지만, 공식 기상 용어도 아니어서 ‘가을장마’ 탓이라고 발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강우는 하늘에 강이라도 생긴 것처럼 전선을 따라 수증기 통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면서도 “가을장마인지 확인하려면 상황이 종료된 뒤 자세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남서쪽에서 수증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최근 폭우의 강우 형태나 시기로 봐서는 가을장마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을장마 피해가 여름 장마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이다. 허 교수는 “여름 장마보다 전체 강수량은 작지만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올여름 장마는 6월 19일 제주도에서 시작되어 지난달 11일에 중부지방에 비가 내린 후 종료됐는데, 중부지방의 경우 장마 기간이 16일로 평년(32일)의 절반이었다. 장마 기간의 전국 평균 강수량도 283㎜로 평년(356.1㎜)보다 훨씬 적었다. 반면 지난 26일부터 불과 나흘 사이에 경기 북부와 지리산 근처 등에서는 400㎜가 넘는 강수량을 보였고, 전국적으로도 평균 120㎜가량의 강수량을 보였다.
 
가을장마의 정체 전선에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까지 합쳐지면 폭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태풍은 9~10월에도 한반도에 상륙하기도 한다.
 
당장 29일에도 제21호 태풍 ‘제비’가 괌 동북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비’는 월요일인 다음 달 3일 낮에는 일본 가고시마 남쪽 해상으로 접근할 전망이지만, 한반도에 도달할 가능성도 전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기상학자들은 여름철 한반도의 기상 패턴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 교수는 “장마철 이후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여름철 전체를 우기(雨期)로 봐야 한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계절 변화 양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도 “이제는 한반도에서도 9월 중순까지도 우기로 봐야 한다”며 “6~9월 사이에는 언제든지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한반도 기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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