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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1등’ 아버지, 문제 유출 의혹 … 수사 의뢰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29일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29일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쌍둥이 전교 1등’으로 논란이 된 서울 숙명여고에서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시험 문제지와 정답지를 혼자 검토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는 교무부장이 시험 자료를 살펴볼 때 고사 담당교사가 배석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부실한 시험 관리의 책임을 물어 학교장과 교감, 교무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시험지 유출 의혹 관련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진행된 숙명여고 특별감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민종 감사관은 “감사 결과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시험지를 유출한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교무부장 A씨는 자녀가 입학하기 직전인 2016년부터 중간·기말고사의 문제 출제와 정답 검토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자녀들이 입학한 후엔 1학년(2017년) 1·2학기 중간·기말고사, 2학년(2018년) 중간·기말고사 등 총 6차례에 걸쳐 시험지를 검토·결재했다. 이 감사관은 “이 과정에서 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 교무부장이 단독으로 고사 서류를 검토 및 결재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두 자매는 시험에서 정답이 잘못돼 나중에 정정된 문제에서 정정되기 이전의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도 있었다. 2017~2018년에 치른 시험 중에서 11문제의 정답이 정정됐는데, 이 중 9문제를 정정되기 이전 정답으로 적은 것이다. 최종적으로 오답 처리됐지만 정정되기 전 정답을 똑같이 적은 것은 시험지 유출 의혹의 핵심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교육청은 감사만으로는 유출 의혹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어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이 학교 교장·교감은 교무부장의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해당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평가 관리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교장·교감·교무부장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교육청은 중간·기말 고사 관리 문제와 관련해 서울 시내 전체 중·고교를 대상으로 9월에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시험 관리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교직원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 학업성적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숙명여고는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며 이슈가 됐다. 교무부장이 시험지를 유출해 쌍둥이 자녀가 전교 1등으로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내용이었다. 교무부장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두 자녀의 성적이 각각 59·121등에서 반년 만에 문·이과 전교 1등으로 오른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시교육청은 13일 특별장학을 실시하고 3일 만에 정식 감사로 전환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교육부는 지난 17일 고교 교사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근무하지 못 하게 하는 이른바 ‘상피제’를 내년 3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단체들은 일제히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이번 사태는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시모집 비율에서 발생하는 피 말리는 내신 경쟁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이러한 내신 비리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번 사안으로 시험뿐 아니라 고교 내신과 학생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수사기관이 엄정한 조사로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도입하려는 상피제에 대해서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고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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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