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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흥민이형 내 실력 봤지

한국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을 3-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공격수 이승우가 선제골과 세 번째 골을 잇달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후반 10분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두 골을 의미하는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이는 이승우. [치비농=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을 3-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공격수 이승우가 선제골과 세 번째 골을 잇달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후반 10분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두 골을 의미하는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이는 이승우. [치비농=뉴시스]

스무살의 샛별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베트남의 돌풍을 잠재웠다.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한 골을 추가하면서 ‘원 샷 원 킬’의 실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에서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3-1로 물리쳤다.
2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이승우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이승우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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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전반 7분과 후반 10분 재치있는 돌파와 한박자 빠른 슈팅으로 베트남 골망을 두 번 흔들었다. 황의조는 전반 28분 손흥민(26·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이번 대회 9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2000명이 넘는 베트남 관중들이 ‘박항서’를 연호하면서 베트남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박항서 감독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베트남은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의 적수가 되진 못했다.
 
이승우와 황의조의 골이 잇달아 터지자 베트남 관중들은 침묵했다. 이번 대회 5경기 동안 이어졌던 베트남의 무실점 기록도 깨졌다. 박항서 감독은 작전판을 다시 꺼내들 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베트남은 후반 25분 쩐 민 브엉의 프리킥 골로 영패를 면했다. 베트남의 돌풍은 그렇게 4강에서 멈췄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선제골을 넣고 중계카메라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베트남을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뉴스1]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선제골을 넣고 중계카메라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베트남을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뉴스1]

 
김학범 감독은 이날 베스트 멤버를 선발로 내보냈다. 초반부터 총력을 다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계산이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이승우·황희찬 등이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들 4명이 한꺼번에 선발로 출전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승우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빠른 발을 이용해 여러차례 베트남 진영을 흔들었고, 정확한 왼발 킥으로 선취골을 뽑아냈다. 후반 10분에는 상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어 추가골을 뽑아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얻어낸 값진 골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해냈다.동료들 사이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면서 선·후배들을 독려했다.
 
조별리그 경기에선 감기 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이승우는 이란과의 16강전부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승우는 경기가 끝난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미리 약속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2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황의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황의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우와 한 방을 쓰고 있는 황의조도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이승우와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어떻게 공격을 풀어나가야 할지 함께 토론을 했다. 이승우가 함께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움직임을 연구했다. 황의조는 “베트남전을 앞두고 밤늦게까지 어떻게 움직일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대로 경기가 풀렸다”면서 “승우는 워낙 의욕이 넘쳐서 크게 걱정할 게 없는 동료다. 승우가 선제골을 터뜨려 기뻤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이날 골을 추가하면서 이번 대회 9골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 득점 선두는 물론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황선홍이 기록한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최다 골(11골)에도 바짝 다가섰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있다. [뉴스1]

 
대회 개막 전부터 ‘인맥 축구’ 논란에 휘말렸던 황의조는 실력으로 논란을 깨끗이 잠재웠다. 이제 축구팬들 사이에서 황의조는 ‘빛의조’ ‘킹(king)의조’ ‘인맥이 아닌 금맥’으로 불린다. 황의조는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해준 덕에 기회가 많이 생겼다. 동료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은 골을 넣는 것 뿐”이라면서 “내가 골을 넣어서 기뻤다기보다는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한국은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돌풍을 일으켰던 베트남마저 제치면서 가시밭길을 헤치고 결승까지 올라섰다. 다음달 1일 결승전에서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승우는 “우린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온 팀이다. 마지막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우승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비농=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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