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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산책] 금융 당국의 진퇴양난 딜레마…‘600조원 시한 폭탄’된 자영업자 대출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주장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주장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한국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는 자영업이다. 그 취약성이 금융 시장의 안정을 뒤흔들 수 있는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올들어 이미 6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 빚에 이은 또 다른 시한폭탄이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자영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한 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거나 개인 자격으로 가계 대출을 낼 수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 대출을 모두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주기적으로 나오는 자영업자 대출 관련 통계는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이 유일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윤곽이 그나마 드러난 건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다. 
 
자영업자 대출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자영업자 대출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 대출(기업 대출)에 가계 대출(개인 대출)을 합산해 자영업자 대출의 규모를 산정했다.
 
 이렇게 따져본 전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598조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 521조원에서 1년만에 77조원이나 늘었다. 
 
 올들어 7월까지 15조8000억원 늘어난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304조6000억원)만 감안해도 이미 자영업자 대출은 6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ㆍ소매ㆍ숙박ㆍ음식업 대출로 분석된다. 
 
 29일 한국은행은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도ㆍ소매ㆍ숙박ㆍ음식점업 대출은 1분기보다 6조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도ㆍ소매ㆍ숙박ㆍ음식업종의 상반기 대출은 9조9000억원 증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빠르게 늘어나는 자영업자 대출에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자영업자 여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자영업자의 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기조 속에 자영업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탓이다.
 
 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섣불리 돈 줄을 죌 수도 없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영업자 대출에는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대출을 안 해주면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어렵고 대출을 하면 부실화가 많이 돼 (대출) 적정선을 찾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대출의 속내를 살펴보면 당국의 고민이 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금액(3억2000만원)은 비자영업자(6600만원)의 5배나 많다.  
 
 규모도 문제지만 대출의 질도 좋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개인사업자대출 차주 중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 비중은 지난해 9월 66%나 됐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이다. 2016년말 기준 자영업자 차주(160만2000명) 중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 대출을 동시에 낸 사람은 전체의 81%인 129만명이었다. 대출 금액은 440조원에 이른다.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영업자 대출 현황

 
 금감원은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자영업자 차주는 개인사업자 대출만 보유한 차주에 비해 평균 대출금액이 높은 데다 저신용 및 고금리대출, 잠재연체차주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업종별 온도차도 크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퇴자들이 노후 소득을 목적으로 상가형 부동산 매매에 나서면서 임대사업자가 늘었고, 그 영향으로 자영업 대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자영업자 대출에서도 상대적으로 건전한 대출로 꼽힌다. 담보 비율이 80%가 넘어 부실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통계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대출이 각종 규제를 받는 가계 대출보다 문턱이 낮은 탓에 빠르게 늘었다”며 “음식ㆍ숙박업 등 생계형 자영업 대출의 부실화는 더 심각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 대출의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 은행권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자영업자 대출은 총 소득 대비 가계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 총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인 LTI(소득대비 대출비율)을 참고지표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지난달 상호금융권으로 확대됐고 10월부터는 저축은행에도 적용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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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