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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임플란트 제품 써달라" 1200개 치과에 리베이트로 합금 줘

“임플란트 재료 구입 단가 그대로를 청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보험패키지 상의 단가를 상향 조정하여 공급하면, 보험청구 시 치과에도 유리한 조건입니다"
 
S사에서 치과에 '리베이트용'으로 제공한 합금 샘플.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S사에서 치과에 '리베이트용'으로 제공한 합금 샘플.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총경 곽정기)는 자사 임플란트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3300여회에 걸쳐 약 106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체 S사 대표 이모(61)씨 등 임직원 38명을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입건하고,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 43명은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S업체는 치과의사들은 ‘들으면 다 알만한’ 큰 의료기기업체다.
 
'만 75세 이상 임플란트 보험급여' 노려... 피해금액 최소 81억 추정
이들은 2014년 7월부터 ‘만 75세 이상 임플란트 보험급여 실시’ 이후, 임플란트 재료의 보험수가가 실거래가보다 높게 정해진 점에 착안했다. 소매가 7만7000원짜리 제품을 보험 판매가 상한액인 12만 2000원에 병원에 납품해 4만5000원의 차익을 보는 식으로, 판매가의 30~50%를 차익으로 거뒀다.  
   
당시 다른 기기업체는 시가 6만~7만원에 임플란트 제품을 납품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었던 이유는 ‘덤으로 얹어준’ 치료용 금 때문이었다. 이씨는 ‘임플란트 500만원어치+치료용 합금 500만원어치’ 패키지를 구입하면 합금에 대해서는 100만원만 결제하는 식으로 병원에 이득을 제공했고, 이런 방식으로 2017년 9월까지 총 272억원어치, 약 60만 개의 임플란트 제품을 팔아치웠다.
 
보험급여 대상인 임플란트 제품 비용은 환자와 공단이 반반 부담한다. 경찰은 임플란트 판매액의 30~50%인 81억~136억이 환자와 공단에 부당 청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아직 공단은 관련 내용에 대해 실사를 진행한 바가 없어 정확한 금액이 집계된 것은 없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건강보험공단에 관련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의사가 리베이트 걱정하면 "계산서·거래 내역 나누면 문제 없다" 부추기기도
 
의료기기업체 S사가 영업사원들에게 전달한 Q&A 문서. '상한가 금액 청구' '거래명세서 별도 발행' 등을 상세히 안내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의료기기업체 S사가 영업사원들에게 전달한 Q&A 문서. '상한가 금액 청구' '거래명세서 별도 발행' 등을 상세히 안내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이번 입건 대상에는 영업사원 33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리베이트 규제’를 걱정하는 의사에게 “할증 등 거래내역은 세무서가 관할하고, 건강보험은 심평원이 관리하므로 세금계산서와 거래명세서를 별도로 발행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하도록 교육받고,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수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금 제공, 학회 지원 등 거래 외적인 방식으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리베이트를 ‘정상거래’로 포장해 제공한 신종 수법”이라며 “리베이트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의료기기‧의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해치고 환자는 물론 납세자인 국민 전체에 손해를 끼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사 마무리 중인 경찰은 다음주 초 이번 사건을 검찰에 81명 전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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