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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불똥, 엉뚱하게 '차보험료 인상'으로 튀나...손해율 치솟자 보험료 인상 '꿈틀'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구를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금융당국에게 뜻 밖의 강적이 나타났다. 바로 폭염이다.  
 
올 여름 기록적 폭염의 불똥이 엉뚱하게 자동차보험료로 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폭염으로 차량 운행이 많아짐에 따라 손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 의지를 폭발시키는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폭염이 절정이던 지난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장진영 기자.

폭염이 절정이던 지난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장진영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폭염일수(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는 31.2일로 관측 사상 가장 많았다. 100년이 넘는 기상 관측 사상 딱 1회 있었던 ‘40도 이상’ 기록 횟수도 올해 여름을 거치면서 7회로 늘어났다. 전국 95곳 공식 관측소 중 61곳의 역대 최고기온이 새롭게 작성됐다.  
 
폭염의 불똥이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튀었다. 손해율은 보험금(소비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보험료(소비자가 납부하는 금액)로 나눈 값이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영업 실적은 악화한다. 삼성ㆍDBㆍ현대ㆍKBㆍ한화ㆍ메리츠 등 상위 6개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잠정)은 평균 87.4%를 기록했다.  
 
삼성ㆍDBㆍ현대ㆍKBㆍ한화ㆍ메리츠 등 상위 6개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들 보험사의 가마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7.4%를 기록했다. [자료 각 보험사]

삼성ㆍDBㆍ현대ㆍKBㆍ한화ㆍ메리츠 등 상위 6개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들 보험사의 가마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7.4%를 기록했다. [자료 각 보험사]

평년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들 6개사의 지난해 7월 손해율은 78.9%로 올해 7월보다 8.5%포인트나 낮았다. 2016년 7월 손해율도 80.5% 수준에 머물렀다. 직전달인 올해 6월 손해율 역시 80.7%로 평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보험업계는 올해 7월부터 본격화한 무더위 행진이 손해율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출퇴근 시 대중교통보다는 자동차를 더 자주 찾게 되고 도로에 차량이 많아지면서 사고량도 늘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고기온과 사고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 접수가 평균 1.2%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이유에서 본격적인 휴가철 기간이 있는 8월 손해율은 7월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의 폭염 정도 역시 7월보다 적지 않았던데다가 휴가철에는 자동차 운행량이 더 늘어나기 떄문이다. 
 
문제는 폭염으로 야기된 높은 손해율이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론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업계는 정비수가 인상, 최저임금 인상, 2~3인 병실 건강보험료 적용 등 제도적인 보험금 인상 요인 탓에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손해율 지표가 합세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BMW 공식서비스 센터가 리콜과 안전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BMW 공식서비스 센터가 리콜과 안전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정비수가가 올라가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한 보험료 인상분이 약 3%,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사망ㆍ부상 시 지급해야 하는 추가 보험금에 대한 보험료 인상분이 약 2~2.5%, 건강보험료 적용 병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보험료 인상분이 1~2%인데 여기다 올해 여름 손해율까지 크게 올라갔다”며 “정상적이라면 자동차보험료를 7%는 올려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한 발 양보한다 해도 최소한 3% 이상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그 동안 업계와 시각을 달리해왔다. 보험금을 메우기 위해서 보험료를 올리기보단 보험금 누수액과 각종 비용 요인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긁히거나 찍힌 정도의 사고만으로는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복원ㆍ수리토록 한 ‘경미 손상 수리기준’의 대상을 현행 범퍼에서 문짝ㆍ펜더ㆍ트렁크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보험사가 고객들의 다이렉트 가입 등을 활성화해 사업비를 적극적으로 줄여나가는 것도 당국이 내놓은 대안 중 하나다.  
 
조한선 금감원 보험감독국 팀장은 “일부 자동차 수리업체가 보험사 측에 수리비를 과잉ㆍ허위 청구하는 관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이를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라며 “보험사들이 보험금 인상요인을 100% 전부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보단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보고 이를 고려해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염 변수까지 추가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경제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보험사들이 사회 보험 성격을 가진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쉽게 올리지 못했던 경향을 보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 경영 판단의 가장 중요한 근거인 손해율이 최근 크게 올랐다는 사실은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을 자극하는 판단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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