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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 장사 없다지만…장애·치매환자 복지금 떼먹은 친인척들

 경기도 부천시의 한 정신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A씨. 수입이 없어 몇 년 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됐다. A씨의 정신이 온전치 않다 보니 동사무소는 A씨 동생의 아내인 B씨를 급여관리자로 선정했다. 
 
급여관리자는 A씨처럼 정신이 온전하지 않거나 정신·발달장애인과 치매 환자 등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의사무능력자의 복지급여를 대신 관리해 주는 사람이다. 주로 부모나 형제·자매가 우선 지정되지만 없을 경우는 읍·면·동사무소에서 친인척이나 지인 등이 대신 지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됐다. B씨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A씨 앞으로 입금된 복지급여 4400여만 원을 20여 차례 걸쳐 인출해 개인 사업비로 사용했다. 경기도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B씨를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사진 경기도]

치매나 정신장애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의사무능력자의 복지급여를 가로챈 급여관리자들이 경기도에 적발됐다. 
경기도 감사관실은 지난 5~6월 도내 28개 시·군에 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의사무능력자 6870명을 대상으로 복지급여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복지급여를 횡령·유용한 급여관리자 16명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이 가로챈 돈만 2억4500만원에 이른다. 
 
적발된 이들 중 8명은 복지급여 수급자의 여동생 등 형제·자매였다. 남은 8명 중 4명은 복지시설 운영자였고 4명은 지인이었다. 
실제로 의왕시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C씨는 자신이 돌보는 의사무능력자 8명의 급여관리자로 지정됐다. 그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이들의 복지급여 통장에서 6600만원을 인출해 자신의 통장 등으로 옮겨 개인적으로 사용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C씨는 "수급자를 위해 썼다"고 주장했지만, 증빙내역은 제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이미지[중앙포토ㆍ연합뉴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이미지[중앙포토ㆍ연합뉴스]

 
성남시에 사는 지적장애인 D씨의 급여관리자인 E씨는D씨의 통장에 입금된 복지급여를 가지고 저축보험에 가입했다. 매월 20만원씩 납부해 통장엔 2400만원이 채워졌다. 하지만 이 보험의 계약자는 D씨가 아닌 E씨였고 만기 수혜자는 E씨의 부인으로 되어 있었다. 
경기도 감사관실은 적발된 16명 중 장기간에 걸쳐 복지급여를 빼돌린 B씨 등 7명을 고발하기로 했다. 
또 이들이 빼돌린 2억4000만원 중 반환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1억38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도 환수할 예정이다.
 
각 시·군도 의사무능력자의 복지급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조사 결과 24개 시·군은 1718명의 의사무능력자의 급여관리자를 아예 지정하지 않았다. 26개 시·군은 3123명의 의사무능력자를 사회복지 전산시스템(행복e음)에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시·군에 주의 4건, 시정 12건을 통보하고, 담당 공무원 15명의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최인수 경기도 감사관은 "급여관리자가 지정되지 않거나 전산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은 또 다른 횡령이나 유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라며 "의사무능력자 복지급여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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