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단독] “헌재 파견 판사, 재판관 평의내용 보고서 써내라 했다”

헌법재판소에 파견 근무 중이던 최모(46·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가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재판 등 헌법재판관 평의(評議) 내용을 보고서로 제출받은 뒤 이 내용을 대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의는 헌법재판관 전원이 참석해 사건 심리 절차와 결정 내용을 논의하는 비공개회의로 그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서는 안 된다.
 
익명을 요구한 헌재 관계자는 28일 “최 부장판사는 평의에 참석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통해 연구관들이 평의 내용을 전달받으면, 이를 보고서로 작성해 정기적으로 제출하게 했다”며 “이 내용이 대법원 측에 전달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의 후 연구관들이 내용을 정리해 재판관들에게 관련 자료 등을 보완해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최 부장판사 역시 이를 위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관계자도 “그와 관련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헌재에서 근무하다 서울중앙지법으로 복귀했다. 검찰은 2016년 가을부터 지난해 초까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될 당시 최 부장판사가 e메일을 통해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전 위원은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임 전 처장은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에게 이 문건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 시기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전 대법관도 헌재 자료 유출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최근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브리핑 과정에서 “(영장 청구와 기각이) 핑퐁게임이다”며 “(법원이 왜 영장을 기각하는지) 확실하게 입장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마친 최 부장판사와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헌재는 충격에 빠졌다. 헌재 소속 한 직원은 “결국 (판사가) 2년 동안 스파이 짓을 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헌재 관계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외부 기관 인력이 상사로 오는 것에 대해 내부 불만도 많은 데 이렇게 정보까지 유출되니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헌재 창립 당시 연구관을 맡은 제1호 연구관 출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헌재 설립 초기에 인력이 부족해 파견 판사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며 “파견 인력이 본연에 임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파견 금지 등 전면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헌재 파견 판사제도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헌재 소장이 요청하고 법원행정처가 이에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8월 현재 헌재에는 부장판사 1명, 평판사 11명, 평검사 3명, 국세청·법제처 직원 각 1명이 파견돼 있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