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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애자 vs 안된다 … ‘의원 쌈짓돈’ 놓고 싸움 붙은 청주시의회

“경로당에 밥솥 놓고, 냉장고 설치하는 게 과연 주민 숙원 사업인가요.”
 
충북 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4명과 정의당 이현주 의원은 최근 “주민숙원사업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불투명하게 집행했던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를 폐지하자는 주장으로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의장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8일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시의원 한 명당 1억5000만원씩 약 50여 억원의 주민숙원사업비를 집행한 데 이어 새로 선출된 의원들을 위해 각 50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박 의원은 “의원들 입맛에 맞는 지역구 민원 사업을 검증 절차 없이 집행하는 지금의 주민숙원사업비 활용 방식은 옳지 않다”며 “읍·면·동에 있는 주민참여예산 위원들과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업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심성 예산, ‘의원 쌈짓돈’이란 오명을 받는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 편성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방의원 주민숙원사업비는 과거 ‘재량사업비’로 불렸다. 현지 사정에 밝은 지방의원에게 일정 금액을 균등하게 배정, 마을 환경 개선이나 보수공사 등에 쓰라는 취지다. 하지만 의원 재량에 맡겨 사업 선정이 이뤄지다 보니 특정 마을에 편중되거나 이권개입 등 문제가 생겼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의 역할을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청주시의 경우 2014년 재량사업비를 폐지했지만 의원들 불만이 잇따르자 주민숙원사업비로 이름을 바꿔 배정하고 있다. 의원 한명당 연간 1억5000만원씩 돌아가는데 사업내용 자체가 재량사업비와 거의 유사하다. 하우동 청주시 예산팀장은 “주민숙원사업비는 지역구 의원들의 요구서를 받아 집행하고 있다”며 “통상 재량사업비라 불렀던 ‘소규모지역가꾸기’ 예산은 용처를 정해주지도 않고 의원들이 필요할 때 쓰라는 식이었다. 지금은 개별 사업별로 요구서를 받고 있으니 재량사업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 전직 시의원은 “마을별로 그때그때 발생하는 현안해결 차원에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는 필요하다”면서도 “표를 의식한 지방의원들이 생색내기용으로 사용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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