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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이 "째드리지요"했던 유진룡 때와 닮은 통계청장 경질

문재인 정부가 통계청장을 바꾼 것을 두고 야당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아예 정보를 대놓고 조작하거나 전부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왜곡된 정보로 정부 스스로 위로할 수는 있지만, 현상을 이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6일 면직된 황수경 전 통계청장(왼쪽 사진). 오른쪽은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뉴스1]

지난 26일 면직된 황수경 전 통계청장(왼쪽 사진). 오른쪽은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뉴스1]

 
야당이 이렇게 날을 세우는 건 통계청장을 바꾼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4개월만에 경질된 황수경 전 청장은 전날 이임식에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임식 후엔 언론사 기자에게 “제가 그렇게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라고도 했다. ‘중립적으로 일했는데 입맛에 안 맞는다고 내쳤다’는 항명성 발언이다.
당장 정치권에선 2006년 유진룡 문화부 차관 경질 사례가 회자됐다. 당시 청와대가 아리랑 TV 사장 선임을 청탁하자 유 차관은 “너무 급이 안 되는 사람이다”며 거절했다. 이후 양정철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나서 재차 부탁했지만 유 차관은 “차라리 나를 자르라”고 거절했다. 결국 유 차관은 6개월 만에 경질됐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유 차관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실 인사가 전화를 걸어와 ‘배를 째달라는 말씀이시죠. 예, 째드리지요’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2006년 인사 파동 당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모습. 자택을 찾은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6년 인사 파동 당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모습. 자택을 찾은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중앙포토]

 
차관(급)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언론의 주목도 덜 받아 정권 입장에선 비교적 부담 덜한 인사 카드다. 실제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기풍 국토부 1차관(9개월)이나 김신호 교육부 차관(6개월) 등이 장관과의 불화 등의 이유로 단명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불복해 공개적으로 반발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당시 유 차관 경질 후에도 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때 양정철 비서관은 “6개월 만에 차관 물러난 게 기사가 되고 불만이 되는 경우는 정부 수립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 인사권 흔들기”라고 반발했다.
 
이번에도 야당은 통계청장 경질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순히 인사문제를 넘어 파급효과가 심각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표를 어느 국민이 믿을 수가 있단 말이냐”고 주장했다.
신임 강신욱 통계청장의 자격 시비도 일고 있다. 야당에선 강 청장의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존 로머의 분석적 맑스주의 경제이론에 대한 연구)을 거론하며 “통계 전문가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강 청장은 청와대가 요구하는 대로 자료로 디펜스해주는 분이었지 통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강 청장이 황 전 청장보다 어디가 더 낫냐”고 따졌다. 이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강 청장도 통계분석 전문으로 해온 사회경제학자”라며 “(청와대가) 통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개입한 흔적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권호ㆍ한영익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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