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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행정원장 “내년 중국어·영어 공용어 확정”…中 “문화 독립” 반발

라이칭더(賴淸德·59) 대만 행정원장이 27일 대만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에 영어를 중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삼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경제일보 캡처]

라이칭더(賴淸德·59) 대만 행정원장이 27일 대만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에 영어를 중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삼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경제일보 캡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이 내년에 영어를 중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확정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문화 독립”을 획책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라이 행정원장은 지난 27일 대만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2개 공용어 국가’ 정책을 확립해 대만을 중국어와 영어 2개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로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만 공업총회(경제인연합회)는 지난 7월 말 펴낸 『2018 공업총회 백서』에서 “정부가 영어화 운동을 추진해 대만의 국제화와 인지도를 높이기 바란다”고 건의했다. 백서는 “컴퓨터와 소통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이미 약 20억 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다 사용 언어로 ‘영어+프로그래밍 언어’는 전 세계와 연결된다”며 “전 국민 영어화 운동 강화는 이미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이 행정원장은 “대만 사회는 줄곧 이중 언어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며 “최근 대만 중앙연구원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이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라이 행정원장은 타이난(臺南) 시장에 재임하던 10년 동안 영어를 제2의 공식 언어로 지정해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국제전문지 ‘참고소식(參考消息)’는 대만 출신 학자의 발언을 빌려 대만의 새 언어 정책을 비판했다. 이 매체는 28일 리자퉁(李家同) 대만 칭화대 명예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2개 공용어 국가지만 대부분 과거 영국 식민지였다”며 “대만은 영국 식민지도 아니었는데 왜 2개 공용어 국가가 되려는가”라는 글을 보도했다.  
국수주의 신문인 환구시보는 이날 “(새 정책 추진은) 차이잉원 총통의 ‘신남향’, ‘국제화’ 정책에 맞춰 ‘국어’의 지위를 약화시켜 ‘탈중국화’하려는 ‘문화 대만 독립’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한 TOEIC 2016년 자료에 따르면 대만 학생의 평균 점수는 534점으로 49개 국가 중 40위로 한국과 중국보다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만 네티즌들 사이에도 “한국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삼았는가? 실력은 언어가 아니다”라며 “일본이 좋은 예”라고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라이 행정원장은 영어 공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미 교육부에 ‘추진 위원회’를 만들어 목표·일정·경로·방법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는 이미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 공용화 주장은 지난 1998년 소설가 복거일이 제기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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