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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학과 학생이라면 아동 연극 필참해라?…'인권위, 인권 침해' 판단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뉴스1]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뉴스1]

보육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아동 연극 활동에 참가하라고 강요받았다면 이는 인권침해일까?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가 맞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서울의 한 대학교 총장에게 보육학과 학생이 강제로 아동 연극(동극)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학교 보육학과 학생들은 매년 두 달간 평일 4시간씩 동극 공연 준비를 강요받았고, 공연이 다가오면 주말과 휴일도 없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보육학과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생 전원이 의사와 상관없이 동극 공연준비에 참석해야 했다. 학생들은 매년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중간고사 기간을 제외하고 평일 4시간 이상 소품 및 의상 등 준비했다. 수업이 없는 평일과 중간고사가 끝나는 4월 말쯤부터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공연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이 현저하게 나쁘거나 가정에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경우만 공연 준비에서 빠질 수 있었다. 
 
인권위가 학과 학생 162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93명이 ‘참여하고 싶지 않지만, 선배나 교수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해서 참석했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 참석한 이유로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분위기’‘불참 시 필수과목 미수료로 처리 및 졸업이 어렵다고 안내받았기 때문’ 등이 나왔다. 
 
학생들은 동극 준비에 부담이 컸다고 주장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 중 71명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시작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답했다. 각 팀장은 팀원들에게 공연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평일에 아르바이트하지 말라는 공지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과 측은 오랜 기간 수준 높은 동극 공연을 지속해서 실시해 학교와 학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공연 준비를 통해 취업 이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습득하고 결과적으로 보육학과 학생들의 취업과 이후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도 해명했다. 이어 개개인의 의사를 반영해 참석할 경우 현실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연이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동극이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학과에서 학칙 등 관련 근거 없이 학생회와의 협의만을 근거로 학생 개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참석을 강제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어려워졌고, 동극 공연 준비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보다 학생 개개인의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기 때문에 헌법 제10조에서 보호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로 판단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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