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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부담 커진다”…저학년 '오후 3시 하교' 제안 반발하는 초등교육계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등교해 선생님과 함께 서로 키를 재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등교해 선생님과 함께 서로 키를 재보고 있다. [뉴스1]

초등학교 저학년을 고학년과 함께 오후 3시에 하교하게 하는 ‘더 놀이학교’(가칭) 도입이 추진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초등교육 변화 필요성과 쟁점’을 주제로 포럼에서 이런 내용을 제안한다. 반면 초등교육계에선 "하교시간 연장의 일률적 시행은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 놀이학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학습 시간은 현재대로 유지하되, 휴식과 놀이 시간을 늘려 고학년과 함께 오후 3시쯤 하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생은 오후 1시, 3~4학년생은 오후 2시, 5~6학년은 오후 3시쯤 하교한다. 더 놀이학교가 실행되면 저학년생들의 하교 시각은 1~2시간 늦춰지게 되며 이 시간에는 학교 재량으로 놀이와 각종 활동, 상담과 보충지도 등이 이뤄지게 된다. 
 
이창준 저출산위 기획조정관은 “대대적 학교시설 개선, 학급당 학생수 감축, 운영 프로그램 개발 등의 충분한 사전준비를 거친 후,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에 더 놀이학교를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6일 미르초등학교를 방문해 방학 중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 상황을 직접 살피고 있다.[사진 세종시교육청]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6일 미르초등학교를 방문해 방학 중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 상황을 직접 살피고 있다.[사진 세종시교육청]

 
저출산위가 더 놀이학교를 구상한 배경에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며 발생한 아이들의 ‘돌봄공백’ 문제가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만 0∼5세 아동을 오후 6시까지도 돌봐주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동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앞당겨져 아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과거에는 맞벌이 가정이 많지 않아 일찍 돌아온 아이들을 돌보는 데 큰 무리가 없었지만, 맞벌이가 늘어나며 어린 초등학생들이 홀로 방치되거나 사교육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 저출산위의 분석이다. 
 
저출산위의 이런 구상에 대해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토론문에서 “초등학교가 교육과 돌봄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큰 흐름”이라면서 “독일 전일제학교 등 세계적으로도 초등학교 모든 학년이 오후 3시 이후에 동시 하교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저출산위는 29일 포럼을 시작으로 여론 수렴을 거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추진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초등교육계에선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하는 홍소영 서울 고덕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저학년 학교시간 연장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의견’이란 제목의 토론문에서 “하교시간 연장 시 업무시간 축소로 교원의 수업연구와 준비시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저학년은 부모와의 애착이 중요한 시기로 부모가 일찍 퇴근해 정서적 교감을 늘릴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건에서 놀이와 활동시간 증가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 교사는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은 일률적 시행보다는 학교별 교육공동체가 선택할 사항”이라며 “학부모의 의견수렴,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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