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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 결국 돈 쏟아붓는다···내년 471조 수퍼예산

정부가 28일 내년 예산안을 내놨다. 총지출 규모는 470조5000억원이다. 올해보다 9.7% 늘었다.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 경상성장률 전망치(4.4%)의 두 배 이상이다. 금융위기로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마주한 2009년 10.6%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두 번째로 증가 폭이 크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침체와 무역 분쟁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지출이 17조6000억원 늘어난 16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총지출 대비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33.7%에서 34.5%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일자리 예산은 올해 19조2000억원보다 22% 늘어난 23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청년추가고용 장려금 18만8000명 지원, 청년내일채움공제 23만명 지원 등 올 5월 청년일자리 추경에 포함되었던 사업이 대부분 반영됐다. 
 
산업 분야 투자는 18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린다.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 12개 분야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경제 등 3대 플랫폼과 자율주행차·드론·핀테크 등 8대 핵심 선도분야에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김 부총리는 “기초연구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혁신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도 등장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이 생활하는 터전에서 손쉽게 접하는 여가와 건강, 안전과 환경 분야의 소규모 생활 인프라를 확충,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조7000억원을 투자해 도서관이나 생활체육시설을 대폭 늘린다는 구상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이렇게 정부가 과감한 재정 지출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세수 증가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국세 수입은 반도체와 금융 업종 등 법인의 실적 개선, 법인세율 인상 덕에 11.6% 증가할 전망이다. 
 
지출 확대가 세수 확대에 기초한 만큼 재정수지엔 큰 무리가 없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올해 -1.6%에서 내년 -1.8%로 소폭 늘어나는 정도고, GDP 대비 국가채무도 39.5%에서 39.4%로 거의 비슷하다. 중장기 재정수지도 총지출 증가율을 2020년 7.3%, 2021년 6.2%, 2022년 5.9%로 낮춰가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등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사실상 세금주도 성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9년 총지출 증가율을 5.7%로 전망했다. 금액으론 453조3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총지출 규모는 9.7% 증가한 470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불과 1년 만에 4%포인트가 널뛰기한 셈이다. 
 
2017년에서 2021년까지의 5년간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도 5.8%에서 2018년~2022년 7.3%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2020년엔 예산이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00조원을 넘어선 2017년 이후 불과 3년 만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 부총리는 “세수가 늘었다는 건 민간 부문의 자원을 정부에서 많이 흡수했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질 높은 투자를 통해 승수효과를 높이고 재분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세수 호황이 꺾이게 되면 한껏 늘려둔 복지 예산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기조가 중장기적인 재정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무조건 늘리기만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예상보다 늘어난 지출 구조조정이 그 근거다. 김 부총리는 “지출 구조조정 규모가 당초 계획(10조9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많은 12조4000억원”이라며 “보다 우선순위 높은 지출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거쳐 31일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재정 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만든다는 구상 자체가 틀렸다고 야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라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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