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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서 찍어내듯…대포통장 335개 만들어 판 일당 무더기 적발

대구경찰청이 유령법인을 만들어 대포통장을 만든 일당에게서 압수한 증거품들. [사진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이 유령법인을 만들어 대포통장을 만든 일당에게서 압수한 증거품들. [사진 대구경찰청]

 
유령법인 33곳을 설립해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335개를 개설,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경찰청은 금융거래법 위반과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행사 혐의로 A씨(37) 등 4명을 구속하고 B씨(27·여)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3월 2일부터 올해 6월 2일까지 사업을 하는 것처럼 관할 관청을 속여 대구와 부산, 울산, 경남 등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만든 법인의 업종도 통신, 청소,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했다. 
 
이들은 법인 등기 후 해당 법인 명의로 통장을 대량 개설했다. 대포통장으로 활용할 계좌들이었다. 일당 중 한 명인 C씨(44)가 7개 유령법인에서 128개, D씨(45·여)가 9개 유령법인에서 89개 통장을 만들었다. 지나치게 계좌를 많이 개설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며 통장을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대구경찰청. 대구=김정석기자

대구경찰청. 대구=김정석기자

 
대포통장을 만든 뒤엔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대출 사기범,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이를 팔아넘겼다. 가격은 개당 50만~100만원을 받았다. 통장과 도장, 보안카드 등을 퀵배달이나 고속버스택배, 직거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네주고 판매 대금은 다른 대포통장으로 송금 받거나 현금으로 받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대포통장 판매를 도운 전문 브로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법인이 개인보다 훨씬 쉽게 신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최근 금융기관은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개인 계좌 개설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법인 계좌 개설은 수월한 편이다.
 
특히 물품공급계약서, 세금계산서, 재무제표 등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기존 법인과 달리 신규 창업 법인은 임대차계약서나 창업 준비 관련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는 점을 노렸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사항을 악용한 셈이다.
 
손재우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양도·대여한 대포통장이 범행에 이용되면 계좌 명의자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금융거래 일부 제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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