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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야 잘가’ 경찰견 ‘래리’ 근무 중 순직…수목장 장례

지난달 23일 충북 음성군 소속리산에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독사에게 물려 순직한 체취증거견 래리.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지난달 23일 충북 음성군 소속리산에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독사에게 물려 순직한 체취증거견 래리.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6년여간 경찰 과학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체취증거견 래리(저먼 셰퍼드ㆍ수컷)가 시신 수색 중 독사에 물려 순직했다.
 
경찰은 순직한 래리가 그동안 쌓은 공을 고려해 경북 청도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사체를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래리는 셰퍼드 평균 수명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그동안 래리를 자식처럼 아끼고 관리해온 ‘핸들러’들도 참석해 명복을 빌었다.
 
경찰견은 ‘체취증거견’과 ‘탐지견’으로 나뉘는데, 체취증거견은 사건 현장에 투입돼 인적·물적 증거물 발견 등 임무를 수행한다. 탐지견은 폭발물을 탐지한다.
 
28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과학수사계 소속 체취증거견인 래리는 지난달 23일 오전 충북 음성군 산에서 실종된 A씨(50)를 수색하다가 독사에게 왼쪽 뒷발등을 물렸다. 당시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수색 중 독사에 물린 래리는 오전 11시20분쯤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밤새 통증을 호소하다 하루를 채 넘기지 못했다.
경찰은 순직한 래리가 그동안 쌓은 공을 고려해 경북 청도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사체를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경찰은 순직한 래리가 그동안 쌓은 공을 고려해 경북 청도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사체를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래리는 A씨가 처지를 비관해 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는 신고로 A씨를 수색하던 중이었다. A씨는 음성 꽃동네 요양병원에 노모를 모셔두고 인근에서 생활하다가 한 달여 전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는 생후 1년 6개월가량 된 2012년 8월 대구경찰청에 처음 배치됐다. 이후 6년여 동안 살인 등 전국 주요 강력사건 현장 39곳과 실종자 수색 현장 171곳에 투입돼 사건 해결 단서를 제공하는 등 수많은 공을 세웠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오천읍 오어지 부근 야산에 매장돼 있던 곽모(43ㆍ여)씨의 시신을 발견해 사건 해결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찰은 래리를 기리기 위해 A3 크기로 래리의 사진과 공적 등을 기록한 추모동판을 만들어 과학수사계 입구에 달기로 했다.
 
래리의 핸들러로 활동해온 안성헌(33) 순경은 “평생 의로운 일만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래리가 이제는 좋은 곳에 가서 편안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래리의 죽음은 2012년부터 전국 지방경찰청에 배치된 체취증거견 16마리 가운데 첫 번째 순직 사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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