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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에게 가끔은 인간 삼식이의 본성을 보여야 한다

기자
강인춘 사진 강인춘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47)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그래, 나, 백수, 삼식이다.
내가 원해서 허구한 날 집안에서만 주저앉아 있는 거 아니잖아?
그런 내 꼴이 인간 같지 않아 보여?
그래서 당신까지 나를 얕보는 거야?”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일 가지고 수시로 빈정대는 마눌 앞에서
나는 그동안 참고 있었던 감정을 격하게 토해내며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온몸을 부르르 떤다.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던 마눌이 깜짝 놀란 얼굴로
거실에 서 있는 나를 힐끗 쳐다본다.
 
그래! 삼식아!
아주 완벽히 잘했어. 멋져!
지금처럼 아주 가끔은 엄청 큰소리로
마눌의 빈정거림에 되받아쳐야 한다.
그래서 나, 인간 삼식이의 존재감을 인식시키는 거야!
 
아~! 그런데 이게 뭐야?
저 째려보는 마눌 눈에 뛰쳐나오는 독소를 방어해야 하는데
왜 내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걸까?
왜, 왜 나오질 않는 거야?
나, 지금 떨고 있니?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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