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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가조작은 네 책임” 보물선 핵심인물들 진흙탕 싸움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의 최용석 대표(맨 앞쪽)가 7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의 최용석 대표(맨 앞쪽)가 7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관련 투자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이 물밑에서 법적 책임 소재, 투자금 반환 등을 둘러싸고 내분이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보물선 테마를 이용한 코스닥 상장기업인 제일제강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그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제일제강 지분 인수 계약금을 놓고 신일그룹 전·현직 대표들이 소유권과 권리를 다투고 있다.
 
 유지범 “제일제강 인수자 지위·돈 모두 포기해라” 요구
 
보물선 의혹 사건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 7월 초 돈스코이호 탐사를 진행해 온 신일그룹의 유상미 전 대표와 최용석 현 대표는 제일제강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유지범 전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의 친누나인 유상미씨는 201만여 주, 최용석씨는 250만 주의 제일제강 주식을 185억원에 넘겨받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억 5000만원의 계약금만 냈고, 나머지 인수 자금을 정해진 날짜에 납입하지 못해 지난 22일 제일제강은 지분인수 계약 취소를 공시했다.  
계약이 취소되자 지분 인수 자금으로 들어간 20억 5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사건 관련자들 사이에서 최근 물밑 다툼이 진행중인 사실이 포착됐다. 제일제강 지분 인수에 들어간 이 돈은 다름 아닌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이다. 그런데 취재팀이 단독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 22일 유지범 전 회장은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제일제강 주식 양수인 지위와 양수금 등 모든 권리를 포기하며 이를 유상미씨에게 넘기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최용석 대표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유지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이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에게 보낸 문서. 이 문서에는 제일제강 인수대금과 인수자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성표 기자

22일 유지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이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에게 보낸 문서. 이 문서에는 제일제강 인수대금과 인수자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성표 기자

 
최용석 "주가조작은 모르는 사실…2억원 요구한 적 없다"
 
유지범 전 회장의 대리인인 허형욱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일제강 인수자금 중 최 대표가 실제로 낸 돈은 한 푼도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와 양수금 반환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제일제강 인수 자금을 보낸 유지범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최 대표에게 관련 권한 일체를 포기하고 유상미씨에게 넘기도록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요구를 일단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측은 유 전 회장 측의 부탁으로 돈스코이호 관련 사업에 나섰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는 등 자신이 이용만 당하고 피해를 봤기 때문에 빈손으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허 변호사는 “2억원을 주면 제일제강 인수 관련 권한을 모두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 최씨의 요구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씨는 "유지범 측으로부터 제일제강 인수자 권리 포기 관련 문서를 메일로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얘기는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2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유 전 회장 측과 최씨, 김모 신일그룹 부회장 측은 상대방에게 법적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유 전 회장 측은 “국내에서 돈스코이호 사업을 주도하던 신일그룹 김모 부회장 등이 최 대표를 영입한 뒤 주가 부양에 용이한 업체인 제일제강을 선정해 주가 띄우기에 나선 것”이며 “기업 인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보냈을 뿐 나는 주가 조작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허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투자금의 일부가 다른 곳에 쓰인 것으로 드러나면 유지범 전 회장은 투자금 횡령 등에 대한 법적 책임만 지면 된다”며 “하지만 유 전 회장은 사건 관련자들이 투자사기와 주가조작 등 모든 의혹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고 있어 억울해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 대표는 “제일제강 인수를 위해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해 들어줬을 뿐이며 주가 조작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물선ㆍ코인 성공 확실치 않아 주식 대박 사전 모의”
 
이번 사건의 한 내부 제보자는 “신일그룹 관계자들과 유지범 전 회장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해도 실제 막대한 보물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암호화폐 사업만으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 않으냐는 논의를 내부에서 했다”며 “적당한 기업을 물색해 우회상장 형식으로 주가를 띄워 확실한 대박을 내자는 사전 모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이 방면의 전문가로) 영입된 사람이 바로 최씨”라고 덧붙였다.          
경찰 안팎에서는 횡령이나 투자사기보다 주가조작이 훨씬 더 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관련자들은 자신이 주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될 것을 가장 걱정하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제일제강 주가조작 의혹은 금감원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제강은 보물선 발견 뉴스가 나온 직후 1000원대 후반이던 주가가 장중 5400원까지 올라 세배 넘게 폭등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27일 “신일그룹은 처음부터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도, 능력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암호화폐라는 신일골드코인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급한 단순한 포인트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물선 인양을 내세운 투자유치 행위가 사실상 사기행위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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