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박능후 복지장관이 옳았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경기도의 한 중소도시 중증 뇌성마비 환자(5)는 태어나면서 뇌를 다쳐 집에 산소발생기·산소측정기·석션기·콧줄영양에 의지한다. 부모가 꼼짝없이 돌본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신체에 경직증세가 왔다. 부모는 당황했다. 동영상을 찍어 서울대병원 의사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의사는 “열·심박수·소변량, 경직 재발생 등을 체크해달라. 그런 증세가 있으면 투약량을 늘릴지 상의하자”고 알려줬다. 이런 ‘무료 카톡 상담’이 없으면 아이는 사설 구급차에 실려 서울대병원에 왔을 거다. 구급차 비용만도 15만원이다. 어떨 때는 의사가 영상통화로 가정 환자를 살피기도 한다.
 
이런 게 지금은 제도화돼 있지 않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 일부 의사의 선의에 의존할 뿐이다. 집에 누워있는 중증 소아환자만 3000명이 넘는다. 중풍·암·말기환자, 당뇨·고혈압·부정맥 등의 만성병 환자도 원격의료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8/28

요람에서 무덤까지 8/28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원격진료는 하나의 테크닉이니까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중략)거동 불편자, 장애인들, 격오지 환자에게 의료진이 (원격의료로) 1차진료를 커버할 수 있어 윈윈(서로 이득을 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집 가까이 50m 내에 병원이 있어도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의사가 왕진가거나 원격의료로 진료받는 게 편할 수밖에 없죠”라고 말했다. 놀랄 정도로 정확한 상황 판단이었다. 하지만 여당·청와대의 반대로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고 결국 군·선박·섬 등 격오지에 한해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도입하기로 쪼그라들었다.
 
원격의료는 사실 별 거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상징으로 과대포장하면서 정치쟁점으로 변질됐다. 그렇다고 원격의료 때문에 한국 의료가 영리화나 민영화 돼 무너질 것도 아니다. 2016년 일본 후생노동성을 방문해 원격의료 전면 허용(2015년) 배경을 물었다. 담당 과장은 “병원 오기 어려운 만성환자의 불편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담당 국장은 “환자 편의성을 위해”라고 했다. 한국도 병원 가기 힘든 환자가 증가한다. 병 때문에 추락한 저소득층이 많다. 원격의료 논쟁의 중심에 환자 편의 증진을 두면 된다. 과도한 기대도, 과도한 우려도 금물이다. 의사가 왕진갈 수 있게 정상 수가를 만들어 재택의료를 활성화하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