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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먹은 죄

먹은 죄         
-반칠환(1963~ )  
 
 
시아침 8/28

시아침 8/28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 잡아오던  
지빠귀를 새매가 나꾸어 갔다  
가까스로 허물 벗은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 버렸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슬퍼도 적막한, 푸른 숲 속의 일이다  
 
 
뭇 생명은 먹이 피라미드에 소속되어 먹고 먹힌다. 하지만 모두 '먹은 죄'가 있어 자연엔 복수극이 없다. 자연스럽다. 인간은 인간을 먹지 않았는데도 곧잘 다른 인간들에게 죽임당한다. 그래서 복수와 복수의 복수가 난무한다. 자연스럽지 않다. 정점의 인간도 결국엔 죽어 문명의 야만을 벗고, 복수라곤 모르는 ‘적막한’ 자연에 묻힌다. 인간은 단 한 번, 자연스럽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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