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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크레이지 리치 차이니즈’

심재우 뉴욕특파원

심재우 뉴욕특파원

출연진 전원이 아시아계 배우로 구성됐다는 이유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를 뉴욕 영화관에서 봤다. 지난 15일 개봉한 지 1주일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영화 흥행수입 순위) 1위에 올랐다기에 무엇이 흥행요소인지 궁금하던 터였다.
 
싱가포르 작가 케빈 콴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중국계 뉴욕 토박이 여성(콘스탄스 우)이 남자친구(헨리 골드윙)와 함께 싱가포르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로 그렸다. 메가폰은 ‘나우유씨미2’의 존추 감독이 잡았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흥행 비결로 아시아계가 주인공일 경우 흥행에서 불리하다는 편견을 딛고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아시아계 배우로 채운 캐스팅 전략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3000만 달러(약 334억원)가 넘는 예산을 들인 대형 영화로 제작하면서 ‘편견의 벽’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재벌 2세와 결혼을 앞두고 시어머니와 신경전을 벌이는 스토리라인은 한국의 TV 드라마에 길든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소재다. 부녀지간으로 나오는 한국계 배우 켄 정과 아콰피나의 ‘빛나는 조연’이 영화에 감초 이상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흥행 비결의 이면에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열성적인 지지도 한몫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가수 에릭남은 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애틀랜타의 한 극장 표 전체를 구매해 주위에 나눠줬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주류 미디어에서 잘못 그려지는 아시아인의 모습에 지쳤다”며 “기계광이나 수학을 잘하는 괴짜, 닌자 자객이 아니라 똑똑하고 멋지고 아름답다”고 아시아계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눈에 거슬리는 점은 ‘아시아=중국’으로 몰고 가는 인상이다. 영화 제목도 ‘크레이지 리치 차이니즈’라고 해야 맞을 정도로 중국계 일변도로 흘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가 할리우드로 뻗친 느낌이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내에서도 반감이 심하다. 중국계 부자 밑에서 일하는 ‘브라운 아시안’(동남아시아계)의 존재를 무시했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7년 동안 미드(미국 드라마)로 인기를 끌어온 ‘워킹데드’의 데릴(노먼 리더스)이 극중 형에게 “글렌(스티븐 연)은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고 바로잡아 주자 그 형의 대답이 정답이다. 아시안에 대한 미국인의 일반적 시각을 말해 준다. “아무렴 어때(Whatever).”
 
아주 오래전 우리가 서울 시내를 걸어가는 백인을 ‘미국인’으로 부른 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라고 하면 중국부터 떠올리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한국이 중국과 한 묶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심재우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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