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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SOC 이름 붙였지만, 문 정부도 결국 SOC로 경기 부양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 개념을 들고 나왔다. ‘지역밀착형 생활 SOC’다. 도서관, 미세먼지 방지 숲 등을 지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의도다. 정부는 4대 강 공사 등 대형 토목공사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고용 절벽’에 놓인 정부가 문패만 다르게 건 ‘변형 SOC’를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생활 SOC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관련 예산 규모를 8조7000원으로 정했다. 올해(5조8000억원)보다 50% 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투자분을 더하면 총 투자 규모는 12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도로·철도와 같은 공간·개발 중심의 기존 SOC와 별도로 박물관, 전통시장 주차장 등 생활 밀접 시설을 생활 SOC로 재분류했다.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 방안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 방안

구체적으로 체육관 등 편의시설 확충에 내년 1조6000억원이 쓰인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 개선과 같은 생활안전 인프라 확충에 2조3000억원, 취약지역 도시재생 사업에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SOC 투자를 줄였다. 올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4.4% 급감했다.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SOC 투자 확대 방안을 내놓은 건 고용과 투자가 극심한 부진에 처해 있어서다. 고용의 경우 지난 7월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대비 5000명에 머물렀다. 8년6개월 만에 최소치다.김 부총리는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생활 SOC 확충을 통해 지역에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SOC 투자 축소 기조가 변한 건 아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과거 대규모 건설·토목 공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생활 SOC는 토목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고 말했다.
 
생활 SOC에 토목·건설 사업 등 전통적인 기존 SOC 사업까지 더해지면 내년 실질적인 SOC 예산은 올해보다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SOC 확대를 통해 내수를 진작하려는 모양새다.
 
현 경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SOC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리려는 정부의 방침은 나쁘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SOC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SOC 예산을 너무 급격하게 깎은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민간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투자와 고용의 주체는 결국 민간이 돼야 한다”며 “민간 투자의 길을 넓히는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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