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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코브라도 물리친 눈빛 … DMZ에 모이는 명상 대가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가부좌를 튼 채 명상을 하고 있다. DMZ세계평화명상대전 집행위원장 대위 스님은 ’명상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내려놓게 한다. 거기서 지혜와 통찰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가부좌를 튼 채 명상을 하고 있다. DMZ세계평화명상대전 집행위원장 대위 스님은 ’명상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내려놓게 한다. 거기서 지혜와 통찰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구촌 명상의 스승들이 DMZ(비무장지대)에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한다. 단지 기도만 하는 게 아니다. 세계적 명상 고수들과 함께 1만여 명의 일반인이 참석해 대규모 명상집회를 갖는다.
 
한국참선지도자협회(협회장 각산 스님)는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10월 13일 경기도 파주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을 개최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인 명상 실참과 명상 고수들의 다르마(Dharma·법)  토크가 이어지는 명상집회를 연다”며 “1993년 미국 워싱턴DC에서 4000여 명이 참석했던 명상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6월, 폭력 범죄가 많이 발생하던 워싱턴DC에 세계 60여 개국에서 약 800명의 명상가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6월 7일부터 7월 30일까지 매일 두 차례 집단 명상을 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일반인 참가자가 점점 늘어났다. 8주 후에는 참여자가 4000여 명으로 늘었다. 당시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워싱턴DC의 범죄율이 이 기간 2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DMZ세계평화명상대전에 참가하는 아잔 브람 스님, 심도 선사, 각산 스님, 혜국 스님, 아잔 간하 스님(왼쪽부터). [연합뉴스]

DMZ세계평화명상대전에 참가하는 아잔 브람 스님, 심도 선사, 각산 스님, 혜국 스님, 아잔 간하 스님(왼쪽부터). [연합뉴스]

DMZ세계평화명상대전 대회장 각산 스님은 “명상을 하면 전자기장의 긍정적 에너지 파장이 발생한다. 이런 파장이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였을 것”이라며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의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 이는 파도와 세계정세에 이는 파도는 본질이 통한다. 명상과 참선을 통한 선정의 에너지가 파도를 고요하게 만들고 평화롭게 이끈다. 이런 바람을 담은 명상집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MZ세계명상대전을 찾아오는 ‘명상 고수’의 면면이 수준급이다. 아잔 브람(68) 스님은 ‘호주 불교의 개척자’로 통한다. 현재 호주에서 가장 큰 수행 커뮤니티이자 명상 센터인 보디니야나 수도원을 이끌고 있다. 영국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지만 현대 물리학만으로 사물과 인간, 그리고 세상의 이치를 다 설명할 수 없음을 깨닫고서 머리 깎고 출가했다. “사흘만 지내보자”고 마음 먹고 찾아간 태국 숲속의 사찰에서 무려 9년간 머물렀다. 그에게는 구도의 시간이었다.
 
아잔 브람 스님은 “놓아버리는 데서 오는 행복감”을 말한다. “사물과 현상이 사라지는 데서 오는 환희가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감각이 사라질수록 더 많은 자유를 느끼게 된다. 세상에 매달려야만 하는 가치는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은 놓아버릴 수 있는 것들”이라고 강조한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호주 명상센터의 법회에는 약 800명이 찾아온다. 유튜브에 올라가는 그의 법문 동영상은 매년 수백만 명이 접속할 만큼 지명도가 높다. 120년 역사를 가진 영국 왓킨스 매거진은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존 영적 스승 100인’에 아잔 브람을 꼽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달라이 라마, 데스몬드 투투 주교 등과 함께다. 불교 승려로서는 달라이 라마와 틱 낫한을 제외하면 그가 유일하다.
 
같은 장소에서 법회를 하면 아잔 브람 스님이 무릎을 꿇고서 존경을 표하는 수행자가 있다. 다름 아닌 태국의 아잔 간하(70) 스님이다. 그는 태국 승려들 사이에서 ‘아라한(Arahan·깨달은 자)’으로 통한다. 아잔 간하 스님도 DMZ세계평화명상대전에 참석한다.
 
그는 밀림에서 자기 앞에 선 6m 길이의 맹독성 킹코브라를 눈빛으로 돌려보낸 인물이다. “무섭지 않았다. 나는 적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저 형제나 친척처럼 바라봤다. 1분쯤 있다가 내가 손가락으로 킹코브라 머리를 톡톡 쳤다. 갈 때가 됐으니 가라고 했다. 그랬더니 가더라”는 일화도 있다.
 
사실 태국 사찰은 현재 우안거 기간이다. 한국참선지도자협회의 스리랑카 출신 담마끼띠 테로 스님은 “남방불교에서 안거철에 자리를 뜬다는 건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다”며 “한반도 평화와 명상 집회가 다같은 승가의 일이기에 아잔 간하 스님이 마음을 크게 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만에서 ‘불법(佛法)은 하나’라는 기치로 세계통합불교 운동을 펼치는 심도(71) 선사가 150명의 신자와 함께 참석한다. 한국불교를 대표해 혜국(72) 스님도 참석한다. 젊은 시절 자신의 손가락을 태우는 소지공양으로 수행 결기를 드러냈던 혜국 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수좌회 의장을 역임했다.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은 10월 13일 오전 10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다. 법문과 명상실참, DMZ걷기명상, 평화명상 다르마 토크 등이 이어진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도시락과 셔틀버스 등 부대비용은 실비로 2만원을 받는다. 신청 접수는 포털사이트에서 ‘세계평화명상대전’을 검색하면 된다. 02-451-0203, 1577-3696.
 
보다 깊이 있는 명상 공부를 위해 10월 14~16일 강원도 하이원리조트에서 ‘세계명상힐링캠프’도 열린다. 아잔 간하 스님과 심도 선사가 직접 명상을 지도하며, 문답을 주고받는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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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