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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골 골 골 … 손흥민 일병 구하기

전반 5분 선제골을 터뜨린 황의조(왼쪽)가 손흥민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황의조는 이날 해트트릭을 포함,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달렸다. [연합뉴스]

전반 5분 선제골을 터뜨린 황의조(왼쪽)가 손흥민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황의조는 이날 해트트릭을 포함,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달렸다. [연합뉴스]

동점, 역전에 재역전까지-.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였다. 주인공은 황의조(26·감바 오사카). 국군 훈련소 문앞까지 갔던 손흥민(26·토트넘)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페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 한국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전·후반 90분 동안 3골씩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승부는 연장 후반 13분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황희찬이 찬 공은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했고, 상대 골키퍼의 손을 스쳐 골망을 흔들었다. 주장 손흥민은 뒤돌아서서 눈을 감고, 귀를 막을 정도로 긴장되던 상황이었다. 가슴을 졸이게 하던 120분간의 공방전은 그렇게 끝났다.
 
한국이 힘겹게 아시안게임 4강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을 4-3으로 누른 한국은 29일 오후 6시 준결승전을 치른다. 김학범(57) 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김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 승리를 쟁취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우즈베크는 지난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4-1로 물리쳤던 강팀이다. 이날 경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황의조가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발탁돼 이란과의 16강전까지 5골을 터뜨렸던 황의조는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연장 후반 막판엔 상대 진영에서 돌진하다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의조의 불꽃 슛은 전반 5분부터 터져 나왔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아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시원하게 열어젖혔다. 1-1로 맞선 전반 37분엔 황인범(22·아산 무궁화)의 패스를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로 두 골을 내주고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30분엔 또 한 번 오른발 슈팅으로 3-3 동점을 만드는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결승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면서 이날 한국이 터뜨린 4골에 모두 관여했다. 생일(8월 28일) 전날 자축포를 쏜 황의조는 “골을 넣는 건 늘 좋은 일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도입된 와일드카드 제도에서 한국 축구가 크게 재미를 본 적은 없었다. 부산 대회 땐 이영표가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이천수, 2010년 광저우 대회 땐 박주영이 와일드카드로 나섰지만, 금메달을 따내진 못했다. 금메달을 땄던 2014년 인천 대회 때도 와일드카드 공격수 김신욱(전북)이 오른 정강이 골절상으로 대회 초반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뽑는 와일드카드는 늘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황희찬이 연장 후반 13분 오른발로 침착하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희찬이 연장 후반 13분 오른발로 침착하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의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논란 속에 와일드카드 공격수로 발탁됐다. 김학범 감독이 그를 발탁하자 축구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 감독은 2014년부터 3년간 성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의조를 뽑은 뒤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은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황의조를 퇴출하라’는 국민청원의 글도 올렸다.
 
황의조는 지난 6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인맥 축구 논란을 잘 알고 있다.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나를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합류 전까지 일본 J리그 득점 3위(8골)를 달렸던 그는 묵묵하게 대표팀에서 자기 할 일을 해냈다. 황의조는 “나는 20명의 팀원 중 한 명일 뿐이다. 팀이 승리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와일드카드의 역할을 해냈다. 룸메이트인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조별리그 때 선발 출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자 “언젠가 기회가 있을 테니까, 그 기회를 꼭 잡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란과의 16강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승우는 “의조 형의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15일 바레인과의 E조 조별리그 1차전부터 해트트릭으로 포문을 연 황의조는 한국이 치른 5경기 중 승리를 거둔 3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터뜨려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가 됐다. 이날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발표한 성인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이번 대회 8골을 넣은 황의조는 하루만 쉬고 29일 곧바로 준결승전에 나선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하루만 잘 쉬면 준결승전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4-3 역전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4-3 역전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축구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황희찬은 이날 엄청난 중압감에도 승부를 결정짓는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당초 손흥민이 차려고 했지만, 스스로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마음고생을 많이 한 희찬이가 이 골을 통해 자신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카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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