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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된 이재용 부회장의 '묵시적 청탁' 대법원서 결론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합병에 결정적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면담 자리에서 경영권 승계작업에 대해 청탁을 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박근혜 전 대통령 2심)"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성을 갖는 작업은 없었다. 설령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청탁은 인정되지 않는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뇌물 공여자' 이재용 부회장과 '뇌물 수수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 법원이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이제 두 판결 중 최소 하나의 판결은 대법원에서 파기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4일 "삼성의 승계작업이라는 현안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우호적 입장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양해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직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고, 대통령은 승마·동계영재센터 지원 등을 받는 대가로 이를 들어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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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법원 형사 13부(부장 정형식)는 지난 2월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는 것부터 부정했다. "(삼성물산 합병,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개별 현안이 성공하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해지는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 뿐 이를 목표로 한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 판단대로라면 이 사건에 청탁이나 대가는 없었다.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권력(대통령)의 요구에 (삼성이) 수동적으로 응하게 된 사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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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한 정유라씨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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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본질에 대한 시각차는 86억 8081만원(박 전 대통령 2심)과 36억 3484만원(이 부회장 2심)이라는 뇌물 인정액의 차이로도 이어졌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탔다는 말 3마리를 최씨 소유로 볼 것인지 삼성전자 소유로 볼 것인지, 동계영재센터에 준 돈을 뇌물로 볼 것인지 공익적 지원으로 볼 것인지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각각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으로 기소된 '대향범(對向犯)' 관계다. 두 사람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데칼코마니처럼 같아야 한다.
 
대법원 대법정 전경. [중앙포토]

대법원 대법정 전경. [중앙포토]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지난 3월부터 이 부회장 사건을 검토중이다. 박 전 대통령 사건도 곧 대법원에 올라간다. 대법원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 기존 판례만으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사건은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해왔다.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대법원장 포함)이 다수결로 심리하는 형태다. 소부에서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해도 전합에 간다. 두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이루어진 4번의 판결(각 1·2심)의 결론은 제각각이었다. 판사들끼리도 여러 갈래로 의견이 나뉠 만큼 쟁점이 많고 복잡한 사건인 만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신중한 심리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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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