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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소극 대응하다 ‘정치특검’에 갇힌 허익범 특검

정진호 사회팀 기자

정진호 사회팀 기자

“질문과 답변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발표한 22일 브리핑에서 나온 말이다. 역대 특검 중 스스로 기간 연장을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특검팀 대변인인 박상융 특검보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기자실을 떠났다. 특검 수사 기간(25일 종료) 중 마지막 브리핑이 그렇게 끝났다.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검팀은 경찰이 초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핵심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출범했다. 더구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투신 이후 위기를 맞았다. 이후 ‘정치특검’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제는 이런 공격에 허익범 특검이 침묵으로 일관한 점이다. 특검법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노 원대내표의 죽음 이후 브리핑은 자주 취소됐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8월 들어 브리핑이 열린 날은 7일에 불과하다. 그조차도 “질의 응답은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 통보가 전제됐다. 드루킹의 측근인 도두형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드루킹 김동원씨 진술 번복 논란,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 등 특검 수사의 변곡점마다 큰소리를 낸 건 허 특검이 아닌 정치권이었다. 특검이 입을 다문 사이 여야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물론 특검이라고 해서 피의사실을 함부로 공표해선 안 된다. 하지만 중요한 시점엔 적절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정치특검 논란을 키운 것은 어쩌면 그의 침묵이었는지도 모른다.
 
특검팀 안에선 “허 특검이 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세에 민감해하며 내부 입단속에 너무 신경을 썼다. 당당하게 입장을 밝혔어야 하는데 답답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별건수사 논란도 해소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경제적공진화모임’ 간담회 사례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의혹을 조사하던 중 개인계좌에 시그너스컨트리클럽(CC)으로부터 매달 약 300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찾아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별건수사로 정치적 갈등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특검을 공격했다. 이때도 특검팀은 아무런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허익범 특검팀은 27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수사는 끝났지만 특검팀의 성패는 법정에서 가려진다. 그는 과연 댓글 조작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특검으로 남을까.
 
정진호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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