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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투기지역 15개구로 늘 듯 … 광명·안양은 과열지구 후보

이달 중순 서울 동작구 흑석동 A아파트 전용 84㎡를 10억원 선에 사기 위해 계약하려던 직장인 김모(53)씨. 가계약금 1000만원을 집주인 계좌로 보냈으나 1주일가량 지난 후 계약 거절을 통보받았다.  
 
김씨는 “정식 계약 전에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 포기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가계약금 1000만원을 배상하더라도 집값이 한 주 새 2000만~3000만원 오르니 그 값엔 안 팔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한 7월부터 집값이 뛰면서 계약 해지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12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 합동 점검 등 규제 시그널(신호)을 보냈는데도 서울 집값이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7% 상승해 30주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한국감정원). 서울 25개 구 모두 상승 폭이 커지는 추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는 집값 과열 확산을 막기 위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 규제 지역들은 지난해 8·2 대책 때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조정지역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원 거래 금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가 적용된다. 투기지역에선 여기에 더해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된다. 정부는 규제 지역을 중첩해 규제 강도를 높였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갈수록 대상 지역은 줄고 규제는 강해지는 게 특징이다.
 
최근 집값 급등 조짐을 보이는 서울에선 투기지역이 추가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이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고, 투기지역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양천·강동·영등포·강서·노원구 등 11개 구만 지정된 상태다. 현재 투기지역 지정 요건을 갖춘 곳은 동작·동대문·종로·중구 등 4개 구다. 정부는 최종 대상지 선정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량 요건 충족은 기본이고, 집값 상승세가 지속하거나 주변 지역으로 과열이 퍼질 가능성이 높은지 정성적 판단을 더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집값이 상승세인 광명시와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안양시 등은 투기지역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 중 광명·안양시는 투기과열지구 후보군으로 꼽힌다. 조정대상지역인 부산 7개 구·군(해운대·연제·부산진구 등)은 규제 지역에서 일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집값이 내림세여서다. 부산시는 최근 해운대구 등 7곳을 “조정지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조만간 주택 공급 확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신혼희망타운 등을 위한 공공택지 확보와 역세권 청년주택·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 도심 내 유휴지 활용 등을 포함한 방식으로 수도권에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기지역 확대 등을 내놓더라도 당장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규제 강도를 봐야겠지만, 지금은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라 규제안이 서울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셀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위원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에 대출·세금 규제를 추가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의 집값 영향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시장에는 여의도·용산이 시기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개발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재추진 시점도 명확지 않은 보류는 부동산 안정화에 별 도움은 되지 않은 채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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