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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통째 개발' 스톱, 박원순 차기행보 부담?

서울시가 추진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이 전면 보류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 된다"며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선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도 했다. 시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개발 정책이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시각과 정부 정책과의 엇박자 논란이 박 시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표 7주만에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전문가들 “언젠가 개발된다는 신호, 도움 안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 엇박자 계속하기는
유력 여권 대선후보로서 부담감 컸을 수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발표는 서울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는 박 시장의 기존 발표를 전면 뒤엎는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리콴유세계도시상 수상차 찾은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에 있는 철로를 덮어 그 위에 쇼핑센터와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이르면 이번 달, ‘용산 마스터플랜’을 9월 이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부동산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는 철회도 아니고 보류”라며 “이미 시장에는 여의도·용산이 시기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개발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추진 시점도 명확치 않은 보류는 부동산 안정화에 별 도움은 되지 않은 채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보류는 정교하지 못한 정책(여의도·용산 개발 구상)을 성과에 급급해 성급하게 추진한 결과”라며 “발표 전부터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여의도 개발은 서울 도시 경쟁력 재고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숨 고르기를 하면서 보다 정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개발 구상이 알려지면서 이 일대의 집값은 들썩였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규모 개발 계획은 중앙 정부와 긴밀히 논의 한 뒤 진행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러자 서울시 측은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서울시도시계획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할 내용이 많지 않다”고 맞섰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에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이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내가 강조한 여의도·용산 구상이 (의도와 달리) 재개발로 해석되면서 부동산 과열 조짐을 보인 게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게 서울시장의 중요한 책무다. 또 문재인 정부와 적극 협력해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37% 올랐다. 한 주 전 상승률(0.18%)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 1월 22일(0.38%) 이후 30주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지난해 8·2 대책 발표 직전(7월 말 0.33% 상승) 수준이다. 과거 서울 집값 상승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이끌었다면 최근엔 강북 등 서울 전역의 집값이 상승세다. 용산·영등포·동작·마포·양천구 등은 이달에만 1%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 재추진 시점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오늘 발표는 언제 다시 재개하느냐가 아니라 ‘보류’에 방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에서 발표한)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개발은 1970년대식의 난개발이 아니었다.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교하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에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대상도시로 선정돼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세계시장포럼에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대상도시로 선정돼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전면 보류의 배경에는 박 시장이 여권 내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값 안정화에 애를 먹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정책을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부동산 투기 지역을 추가 지정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투기 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 지역 등의 추가 지정을 검토해 과열 지역에 대해서는 투기수요 유입을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박 시장은 이번 발표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해 정부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심교언 교수는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주택 공급 부족인데, 공공임대주택 몇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빠져 있는 (안정화) 대책”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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