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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功成不必在我<공성불필재아>

어떤 한자 성어(成語)의 경우 세월이 지나면서 그 말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지는 때가 있다. 한 예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공이산은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열자(列子)가 쓴 우화다. 90세 노인 우공이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 두 산을 파서 옮기겠다고 한다. 미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아들, 손자 대대손손 노력하면 못 옮길 것도 없다는 우공의 말에 천제(天帝)가 감동해 산을 옮겨준다. 불요불굴의 인간 의지가 칭송되는 것이다. 우공이산의 교훈으로 언급되는 게 이점이다.
 
한데 필자는 최근 우공의 자세에서 새로운 점을 느낀다. 무슨 일을 하면서 꼭 자신이, 또는 자신의 대에 이루겠다는 고집을 부리지 않는 태도다. 내가 노력하다 안 되면 후대에 맡기는, 즉 순리에 따르는 그런 자세다. 그렇다면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고,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들어 강조하는 말로 ‘공성불필재아(功成不必在我)’가 있다. 이 말은 1932년 후스(胡適)가 처음 한 것으로 일의 성공이 꼭 나 한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아님을 이야기한다. 모든 이가 혁명의 성공을 위해 분투노력하지만 그 성공이 꼭 나로 인해 이뤄지는 건 아니고, 또는 내 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한다.
 
시진핑 주석이 이 말을 공산당 간부들에게 설파하는 이유는 무슨 거창한 정치적 업적을 이루려, 또는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빛내려 조급하게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한 ‘업적 공정’이 민생 경제를 파탄 내고 결국엔 망당망국(亡黨亡國)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말의 뜻을 우리 정부도 한 번쯤 새겼으면 한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 어떠한 이념의 틀에 사로잡힌 나머지 꼭 이번 정권 임기 내에서 결과를 보겠다는 조바심은 버렸으면 좋겠다. 때론 그저 씨를 뿌리는 것으로 족할 수도 있다. 한 시대는 한 시대의 주제가 있고, 또 한 시대 사람에겐 그 시대가 준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내 때 꼭 무슨 일을 완성하겠다는 사고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유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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