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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국회의원들 “현행법으로도 안희정 처벌 가능했다”

야권 여성 국회의원들과 법조인들이 국회토론회에서 “현행법으로도 안희정을 처벌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4당은 24일 국회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법조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1심 판단과 향후 입법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판사를 지낸 입장으로서 조심스럽게 비판 의견을 낸다”며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진 여성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는 재판부의 입장은 남성 중심적이다. 20세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차기 대선 후보 앞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심리적 위축감을 생각한다면, 이 관계에서 업무상 위력이 작동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여성의원들이 주최하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여성의원들이 주최하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는 재판부가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다음 날 김씨가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집을 물색한 점 ▶같은 날 김씨가 안 전 지사와 함께 와인바에 간 점 등을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며 무죄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이어 김태명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피해자가 반항도 하지 못하고,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 권력형 성범죄의 가장 큰 특징이고 피해자의 당연한 반응”이라며 “‘왜 반항하지 않았냐’‘왜 참고 있었냐’고 질문 하는 것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 입법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공무 차량 안에서 기습적으로 신체를 만지고, 새벽에 피해자를 불러내는 것 자체가 위력”이라며 “김지은씨가 ‘아닙니다 모르겠어요’라고 말을 했는데 이것은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희 한국여성변호사회 수석부회장(변호사)은 위력이 존재하며 동시에 피해자가 비동의 의사를 밝혔다면 현행법으로 처벌할 요건을 충족한 것이라고 봤다. 윤 변호사는 “서부지법은 위력이 존재했고 비자발적인 성관계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력과 간음 사이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며 “상당히 모순적인 판결이며 충분히 현행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안 전 지사가 공판을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안 전 지사가 공판을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예스룰까지 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노룰이 합당하다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공통의 인식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이고, 그것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저희 여성계나 대한민국이 가야 할 법을 만들게 되는 확실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행 법체계는 ▶폭행 ▶협박 ▶위계 ▶위력에 의한 강간 또는 강제추행을 범죄행위로 보고 처벌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이를 확장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없는 경우(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 또는 피해자가 거절했는데도 간음한 경우(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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