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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휴대폰 요금 40%낮춰야"…국가주의 논쟁 일본서 붙나

“지금보다 40% 정도 낮출 여지가 있다.”
지난 21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이 지방의 강연에서 한 발언이 일본 사회를 흔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그가 낮출 여지가 있다고 말한 건 휴대폰 요금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을 비롯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당시 강연에서 스가 장관은 “휴대폰은 국민생활의 중요한 생명선”이라며 “하지만 요금이 너무나 불투명하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너무 비싸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닛케이가 인용한 일본 내각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계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은 3.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맹국 36개국 중 4번째다. 
한국(3.1%)이나 미국(2.5%)보다 더 높다.
 
요미우리신문이 제시한 ‘2016년 각국의 점유율 1위 회사의 월 5 기가바이트 데이터 용량 기준 휴대폰 요금’자료에선 일본 도쿄의 요금이 7562엔(약 7만5000원)으로 서울(5095엔)이나 파리(4470엔), 런던(2947엔)보다 비쌌다.  
일본 핸드폰 판매 매장. [중앙포토]

일본 핸드폰 판매 매장. [중앙포토]

일본의 휴대폰 요금은 자유화돼 있다. 원칙적으로 정부가 가격 인하를 기업에 압박할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그동안 일본 정부는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통신사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의 경쟁 촉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요금 인하를 도모해왔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오른팔인 스가 장관이 정면으로 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NTT도코모 ,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통신 3사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들은 “기지국 등 인프라 관리를 위해 연간 수천억엔 규모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통신요금 수입이 줄면 현재의 통화ㆍ데이터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또 “지방에서도 도쿄와 비슷한 수준의 통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일본과, 장소에 따라 통신 속도 등이 크게 다른 외국을 비교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편다. 
 
이런 반발의 저류엔 “왜 국가가, 그것도 관련부처가 아닌 총리관저가 앞장서 4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민간 기업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느냐.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정서가 깔려있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졌던 국가주의 논란과 흡사한 논쟁이 일본에서 불 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스가 장관은 문제의 ‘40% 발언’을 위해 1개월 전부터 자료 수집 등의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치밀하게 기획된 발언이라는 뜻이다.  
 
일본 정부가 휴대폰 통신비 인하를 압박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엔 아베 총리가 직접 “휴대전화 요금 등에 대한 가계의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가격 인하를 추진했지만 당시엔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스가 장관이 3년만에 다시 작심하고 총대를 멘 건 “휴대폰 요금 부담을 낮춰야 개인 소비를 자극하고, 이것이  내수 확대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소비세율이 현재의 8%에서 10%로 오르는 2019년 10월을 앞두고 개인 소비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 요금 인하에서 소비 진작의 활로를 찾아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인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내년 참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휴대폰 요금은 국민들의 관심이 큰 사안이라 요금인하가 실현될 경우 자민당에게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3선에 도전하는 내달 20일 자민당 총재 경선을 앞두고 총리 관저가 왜 갑자기 이런 카드를 빼들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 조짐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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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