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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포인트 셋, 흑색선전과 솔릭과 연설실력

이해찬·김진표·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2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도당 합동연설회에서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해찬·김진표·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2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도당 합동연설회에서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임기 2년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25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새 대표는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 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ㆍ김진표ㆍ이해찬(기호순) 후보는 모두 “공직 후보자 선출 시 당원의 권한과 참여를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공천에서 당 대표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건 정치권의 상식이다. 게다가 2020년이면 여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지금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표가 실권형 대표가 될 것이란 의미다.
 
그래서 세 후보의 전당대회 레이스도 뜨거웠다.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ARS 투표(40%), 대의원 현장 투표(45%), 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15%)로 진행된다. 다른 건 이미 끝났고 1만7000여명인 대의원 현장 투표만 남았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의 현장 분위기가 당락을 좌우할 전망인데, 특히 세 가지 변수가 부상하고 있다.
 
①거세지는 흑색선전
 
저마다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대세론’을 주장하는 정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열기를 넘어 과열 조짐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진표 후보 측은 24일 “이해찬 후보 측은 대의원 명부 유출의 진상을 밝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후보 측 인사가 불특정 다수의 대의원에게 대량의 문자를 보냈는데, 대의원명부가 유출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란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 후보측이 진흙탕 선거를 만드는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며 공격했다.
 
이 후보의 건강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이 후보가 무대에서 내려오며 비틀거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 퍼진 게 발단이다. 김 후보 측은 “송영길 후보 측은 당내 선거에서 도를 넘지 말아 주십시오”라며 문제의 영상을 제작한 게 송 후보 캠프라고 몰아갔고, 송 후보 측은 “김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퍼진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 측은 내심 불쾌해하면서도 공개적인 반응은 나타내지 않았다. 민주당 내에선 “적정한 선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넘어서고 있다. 나중에 어떻게 얼굴 보려는지 모르겠다”(한 3선 의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②19호 태풍 솔릭
 
태풍 ‘솔릭’도 변수가 됐다.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한 솔릭으로 곳곳에서 피해가 크다. 특히 추수를 앞둔 농번기인데 논과 밭의 작물이 쓰러지고 비닐하우스가 날아간 곳이 부지기수다. 어촌이나 지방 중소도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적잖은 대의원들이 상경을 포기한 채 복구작업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전당대회 장소와 거리가 먼 영남이나 호남지역 대의원들의 이탈률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당 안팎의 선거에서 자연재해나 사건ㆍ사고로 당락이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정치권에선 2000년 총선 당시 경북 봉화ㆍ울진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로 회자된다. 여론조사 결과 새천년민주당 소속이던 김중권 후보가 앞설 것으로 조사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한나라당 김광원 후보에게 19표 차로 졌다. 선거 당일 울진 원자력발전소 쪽에 산불이 나 젊은 층이 대거 산불 진화에 나서느라 투표를 못 했다. 이때 김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로 영남에서 당선된 첫 케이스였고, 유력 대선주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현대 정치사를 바꾼 산불이었던 셈이다.
 
③현장 웅변 실력
 
민주당의 한 중진은 “요즘 대의원들은 윗선의 ‘오더’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선호가 분명한 경우가 많다. 현장의 분위기에 좌우되는 표가 30~40%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대의원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져 현역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그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현장 연설에서 후보의 개인기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각각 ‘세대교체’(송 후보), ‘경제’(김 후보), ‘강한 여당’(이 후보)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의원의 감성을 공략할지가 관건이다.
 
세 후보의 핵심 메시지는 각각 당 대표가 됐을 때의 민주당 운영 방안과도 맥이 닿아 있다. ‘586’ 주자로 세 사람 중 유일한 50대인 송 후보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대표가 된다면 안정적인 당 운영과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바탕으로 차기 대권에 도전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서 보기 드문 경제 관료 출신으로, 경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분야에서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무 분야는 사실상 특수 관계를 맺고 있는 몇몇 친문 핵심 의원들과 권한을 분점할 가능이 크다.
 
7선에다 총리까지 지낸 이 후보는 명실상부한 민주당의 ‘큰 어른’이다. 당 대표가 되면 정책과 정무를 따지지 않고 장악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독자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청와대와 관계재설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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