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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조직만 늘린다고 성범죄 근절되나

김다영 사회팀 기자

김다영 사회팀 기자

‘사이버성폭력수사팀’,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 ‘여성대상범죄 근절추진단’. 최근 한 달 동안 경찰청 안에서 새로 발족한 성폭력 수사 조직이다.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은 사이버성범죄 100일 단속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성격이라면, 여성대상범죄 근절추진단은 정책에 주력하면서 대내외 협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각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의 사이버성폭력수사를 총괄한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경찰청이 ‘성범죄수사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의 1호 치안정책이 여성대상범죄 근절인 만큼 경찰청을 중심으로 조직 정비를 통해 성범죄 수사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민 청장은 23일 여성대상범죄 근절추진단 개소식에서 “경찰이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더 세심히 살피고 보듬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효율적 업무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것은 응당 필요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중첩되는 조직이 여럿 생기다 보니 다른 말이 나온다.
 
홍대 남성누드모델 몰카범 구속과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등으로 경찰의 편파수사 논란이 커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펼치는 이벤트성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다. 특히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은 사이버성폭력수사팀 현판식(8월 9일)이 열린 지 나흘 만에 발족했다.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여성계의 집중 공격을 받은 바로 다음날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에 대한 여성계의 반발이 크고 청와대에서도 엄정 대응을 강조는 상황에서 정부가 성범죄 근절에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경찰청이 그 부담을 떠안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은 여성대상 범죄 사건을 ▶가정폭력(여성청소년과) ▶데이트폭력(형사과) ▶몰래카메라 범죄(사이버수사과)등으로 분류했다. 새 조직을 통해 ‘내 사건 네 사건’으로 분류됐던 한계를 극복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실무진 입장에선 하는 일에 큰 변화가 없는데 회의만 많아지고 보고 체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정책은 대환영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만 여럿 만들기보다, 실무진이 안정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 신임 청장의 1호 정책이 용두사미가 되질 않을까 걱정된다.
 
김다영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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