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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극화 참사에 “소득주도 성장 필요하다”는 청와대 잠꼬대

이번엔 ‘분배 참사’다. 소득주도 성장이 빚은 비극이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5.23을 기록했다. 이 배율은 최상위 20% 가구(5분위)의 월평균 소득을 최하위 20%(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2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5.24)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며 ‘재난’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수치다.
 
최상위 20%는 1년 새 수입이 10.9% 늘어난 반면 최하층은 7.6% 감소해 격차가 커졌다. 특히 최하위층은 근로소득이 16%, 사업소득은 21%나 줄었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여파다. 최하위 임금근로자들의 음식·숙박업이나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여기에다 자영업자들도 인건비 부담 등으로 사업소득이 확 깎였다. 정부가 주는 보조금 등 이전소득만 19% 늘어났을 뿐이다.
 
‘경제의 허리’로서 소비를 뒷받침해야 할 중산층도 심상치 않다. 한가운데 계층인 3분위 소득은 1년 전보다 0.1% 감소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제 가계에서 느끼는 주머니 사정은 훨씬 좋지 않다. 그 아래인 2분위 소득 역시 2.1% 줄었다. 중산층 붕괴의 불길한 징조마저 어른거린다.
 
문재인 정부는 ‘분배의 정의’를 내세워 ‘소득주도 성장’이란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실험했다. 그러나 성장은커녕 분배까지 악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여전히 유체이탈 화법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고용과 분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통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하고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 효과는 최소 2~3분기가 지나서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건 무슨 잠꼬대인가. 참으로 어이없는 판단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지금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주범이다. 인위적으로 최저임금을 급상승시켰기에 일자리는 증발하고 분배가 악화된 것이다. 그런데도 소득주도 성장을 밀어붙이겠다는 건 상처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곪아 터지게 하겠다는 소리다. 낯 두꺼운 아전인수다.
 
2~3분기를 더 기다리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청와대발(發) 신기루에 홀려 있기에는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고용과 분배 악화뿐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치솟은 최저임금을 못 맞춰 적발된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애꿎은 자영업자들이 그렇게 범법자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을 달래려고 그제 7조원에 이르는 지원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반발만 불렀다. 소상공인들은 “제일 큰 문제인 최저임금을 쏙 빼놓았다”며 오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처럼 온 사방에서 갈등과 부작용을 일으키는 판국에 정부는 언제까지 탈 많은 소득주도 성장을 고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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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