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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10년 만에 최악 … 소득주도성장 역주행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최악의 ‘분배 성적표’를 받았다. 빈부 격차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소득층은 더 버는데 빈곤층의 지갑은 더욱 얇아지는 모양새다. 취약계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이다. 정부는 분배 악화 요인으로 고령화와 경기 부진을 꼽는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제외하고 분배 악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를 극명히 보여주는 숫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을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이 5.23배 차이 난다는 의미다. 2분기 기준으로 2008년(5.24)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소득 하위 60%(1~3분위) 가구의 벌이가 모두 줄었다.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은 2분기에 전년 대비 7.6%, 2분기(소득 하위 20~40%) 가구 소득은 2.1% 감소했다. 중산층인 3분위(소득 하위 40~60%) 가구 소득도 0.1% 줄었다. 1~3분위 소득이 동시에 감소한 건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로는 두 번째다. 소득이 비교적 많은 4분위(소득 상위 20~40%), 5분위(상위 20%) 가구의 2분기 벌이가 1년 전보다 각각 4.9%, 10.3%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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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수가 소득 증감 여부를 좌우했다. 1분위 가구의 2분기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2분위는 4.7%, 3분위는 2.1% 줄었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의 취업자는 각각 2.5%, 5% 증가했다.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지난 5월 이후 전년 대비 10만 명 이상 감소하는 등 저소득층 일자리가 사라지며 취약계층의 벌이가 줄어든 셈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고령화, 업황 부진 등에 따라 1분위 가구의 무직자가 증가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가 원인으로 언급하지 않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통계청장을 역임한 유경준 한국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번 통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분배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며 “고용 유지가 가능한 고소득 근로자의 벌이는 늘고, 취약계층은 일자리를 뺏겨 소득이 준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을 확 올려 분배를 개선한다는 발상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더 거세졌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성장 정책이 부재하면 결국 분배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정부는 경제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경제팀에 대한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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