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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제재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비핵화가 먼저”

비핵화 후속협상을 둘러싼 북·미 간 기 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재 해제 전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선(先) 비핵화’ 입장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미국을 위대하게’ 집회 연설에서 “나는 대북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다. 하지만 그들(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제재를 해제한 적 없다. 우리는 북한에 엄청난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핵을 제거해야만 한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전날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다”고 평가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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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발언을 두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해체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만에 공개적으로 ‘비핵화 전 제재 해제는 없다’는 원칙을 다시 강조한 것은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곧 이뤄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박인 셈이다.
 
실제 워싱턴 조야에서는 그간 북한이 취한 조치들이 비핵화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많았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동창리 해체만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상 복구가 가능한 데다 북한이 이를 공식화한 적도 없다. 언제, 어느 규모로, 어떻게 해체한다는 북한의 확인도 없이 한·미 당국이 동창리를 해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 판단을 한 게 전부”라고 귀띔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2일(현지시간) 동창리 시험장에서 최근 들어 별다른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38노스가 지난 16일 이 지역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3일 이후로 두드러진 해체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38노스는 “7월부터 8월 초까지 시험대를 무너뜨리는 등 현저한 진전이 있었지만, 이전에 해체된 구조물이 그대로 바닥에 쌓여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수직형 엔진 시험대에서 철골 구조물 해체 작업이 계속되고, 해체된 벙커에서 연료와 산화제 탱크가 제거되고 있었다.
 
38노스는 로켓 발사 지지용 선로에 장착된 구조물의 해체 작업은 중단된 것으로 보이며, 이전에 제거된 서쪽 및 북쪽 벽 일부는 여전히 바닥에 쌓여있는 흔적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발사대를 지탱하는 갠트리 타워와 조립 건물도 온전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38노스의 보고서는 북한의 핵 포기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면서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은 비핵화를 위한 광범위한 합의를 했지만,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해왔다”고 해석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강도적 제재”라고 하는 등 제재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제재를 꺼내든 것은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술로도 볼 여지가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통한 북한의 고통 유발이 곧 협상력의 원천이라고 보고 있다.  
 
이달 들어 벌써 세 차례나 대북 제재를 한 것도 협상의 기술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관련)실질적인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미국의 독자 제재 추가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발언)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지혜·황수연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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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