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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끌다 쪼그라진 원격의료 … “군부대·오지 국한”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를 두고 갈팡질팡 하더니 결국 하나마나한 형태로 축소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복지부는 23일 오후 원격의료와 관련한 보건의료 정책 방향 자료를 배포했다. 복지부는 “현행법에서 정한 대로 의사-의료인, 의료기관-의료기관의 원격 협진을 활성화하되 예외적으로 격오지 군부대 장병, 원양선박 선원, 교정시설 재소자, 도서·벽지 주민 등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선원이나 재소자처럼 의사를 만날 수 없거나 오지 주민 등의 의사를 만나기 어려운 경우에 국한하겠다는 것이다. 의료 사각지대 해소가 목적이다. 일반환자 대상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복지부는 의료법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와 충분히 논의를 하고 기술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의 이런 방침은 자기 부정의 연속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먼저 그랬다. 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민주당·청와대가 반대하자 없던 일로 했다. 박 장관 소동 이후 당·정·청이 모여 입장을 정리했고 23일 복지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복지부는 2016년 6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도서벽지 주민, 군 장병, 재소자 뿐만 아니라 도시 지역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까지 대상을 넓혔다. 약 20년 간 오지 주민과 장병을 대상으로 시범사업만 해오던 복지부가 만성질환자로 확대한 것인데, 이는 원격의료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시도였다. 그 해 복지부는 일본에서 환자-의사 간 원격진료를 전면 실시한다는 자료를 배포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하지만 약 2년 만에 노인·장애인 원격의료는 다시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정부의 이번 원격의료 방침은 종전과 달라진 게 없다. 돌고 돌아서 20년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복지부 오상윤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의료인 간의 협진(의사-의료인 원격의료)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중국·미국 등 다른 나라는 원격의료를 시행중이고, 특히 일본은 휴대폰을 이용한 포켓닥터를 2년 전부터 도입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오지나 섬 주민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는 원격진료보다는 응급의료체계를 더 강화해주고 이동진료(병원선 등)를 활성화하는 게 더 낫다”며 “복지부의 원격의료는 효과도 덜하고 시장성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한다. 오 교수는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해 만성환자 혈당관리, 부정맥 관리 등의 기법이 날로 발달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해 의사와 결합하면 무궁무진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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