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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돈도 다 못 쓰면서 … 당정 “내년 일자리 예산 역대 최고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당정 협의에 참석해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치로 확대해 민간과 공공기업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 재분배 개선,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해선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다.
 
극도의 부진을 타개할 수단이 결국 재정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내내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추가경정예산을 이미 두 차례나 편성했고 유례없는 세수 호황도 이런 확장 재정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도리어 취업자 수는 많이 감소했고 분배 지표는 더 나빠졌다.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도 김 부총리가 또 한 번 ‘재정 확대’를 언급하고 나선 걸 두고 사실상 직(職)을 건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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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김 부총리는 “데이터·AI(인공지능) 등 플랫폼 경제와 8대 선도사업에 5조원 이상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연구개발(R&D) 예산은 최초로 20조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은 우선 일자리 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 올해 증가율인 12.6%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어린이집 보조교사를 1만5000명 늘리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기초연금 인상 시기는 앞당기고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하며 7조4000억원을 투입해 실업급여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나왔다.
 
문제는 있는 돈도 다 못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가 그런 예다. 2016년 도입한 내일채움공제는 청년이 300만원을 내면 정부가 1300만원을 보조해 2년 뒤 1600만원의 목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지난해 1946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내일채움공제의 집행률은 55%(1077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3000만원의 목돈을 만드는 3년형을 신설하고 추경까지 편성했다. 그러나 추경에 편성한 388억원 중 쓴 돈은 8월 10일까지 88억원(22.8%)에 불과하다.
 
올 5월 국회를 통과한 총 3조8000억원(예비비 제외) 규모의 추경안도 현재 집행률은 71.3%에 그친다. 1568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고용창출장려금은 216억원(13.8%)만 썼다.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37.9%)나 중소기업 청년취업 인턴제(66.8%) 등도 집행률이 낮다.
 
장기적으로 확장 재정은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자리나 복지에 투입하는 예산은 일회성 지출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일자리 예산은 집행률이 낮고 사실상 효과도 거두지 못하는데 검증 없이 예산 늘리기에만 매달리는 건 승부수가 아니라 고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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