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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네이버랩스 ‘태풍 휴무’… 카카오는 “재택근무하라”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3일 전국 2000여 개 학교에서 휴업 또는 단축 수업이 진행됐다. 전북 전주시 완산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3일 전국 2000여 개 학교에서 휴업 또는 단축 수업이 진행됐다. 전북 전주시 완산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 위치, 태풍 진로, 소정방폭포, 후지와라 효과….
 
23일 오후 국내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상위 20개는 이런 단어들로 채워졌다. 15~16개가 태풍 관련 검색어였다.
 
소정방폭포는 태풍 ‘솔릭’으로 첫 희생자가 나온 지역이고, 후지와라 효과는 한반도 인근에 도달한 두개의 태풍이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시민들이 이번 태풍에 관심이 커진 건 솔릭이 ‘느림보 태풍’ ‘머무는 태풍’이어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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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 상륙이 예고된 23일 시민들은 ‘태풍 대비’로 하루를 보냈다. 경남 창원시 용호동의 한 고층아파트에 사는 서모(42·여)씨는 22일 퇴근 후 남편과 함께 오후 10시까지 신문지를 창틀에 붙였다. 25층인 서씨 집 창문이 강풍에 깨질까 걱정돼서다. 서씨는 “신혼 초였던 2003년 태풍 매미 때문에 당시 12층이던 집 창틀이 뒤틀리고 유리창이 깨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보다 강한 태풍이라고 해서 신문지 붙이기 뿐 아니라 단수에 대비해 욕조에 물을 받고 랜턴도 준비해뒀는데 안심이 안된다”고 말했다.
 
‘워킹 맘’들은 아이 등하교에 노심초사했다. 직장인 허수민(33·서울 노원구)씨는 “주변에선 휴원 결정이 들려오는데 딸 아이의 어린이집에선 소식이 없다”며 “막상 휴원 한다고 해도 아이를 어디에 맡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를 통해 서울에 있는 어린이집 6000곳에 휴원을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태풍은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휴업, 재택 근무 조치가 잇따랐다. 네이버의 기술연구법인인 네이버랩스는 23일 오후 3시까지 단축 근무를 하고, 24일은 임시휴무하기로 했다. 게임기업 넥슨도 24일 휴무를,  카카오는 재택 근무를 권장했다. 자연현상 때문에 기업이 휴업 조치 등을 내리는 건 이례적이다.
 
온라인상에는 태풍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내일 출근 어떻게 하나’ ‘거래처보다 내 목숨이 소중하다’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외부에서 일을 해야하는 택배 배달원 우강식(41)씨는 “8년전 곤파스가 수도권을 강타했을 때 나무가 쓰러져 있는 도로를 곡예하듯 운전했다”며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지, 배송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두 걱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4일을 휴업일·임시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등의 청원글이 빼곡히 올라왔다.
 
수확기를 앞둔 농가의 근심도 컸다. 전남 화순군에서 복숭아농장을 가꾸는 김동선(57)씨는 2㎞ 거리인 집과 농장을 수차례 오가며 발을 굴렀다. 한창 복숭아를 수확해야할 시기에 태풍은 치명타여서다. 김씨는 복숭아가 떨어지지 않도록 일일이 나무와 묶어 놓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2012년 ‘볼라벤’ 때도 농장이 쑥대밭이 됐는데 또다시 큰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이틀 동안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서 벼농사를 짓는 백승재(53)씨는 태풍 때문에 한 해 동안 키운 벼가 쓰러지지나 않을까 애를 태웠다. 백씨는 “벼가 심하게 쓰러지면 기계로 추수하기가 쉽지 않아 일일이 낫으로 베야 한다”며 “쓰러진 벼가 물에 잠겨 싹까지 나면 한 해 농사는 그대로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어촌도 태풍의 직격을 맞았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항 인근 도로는 궂은 날씨에 어민들과 행인의 발길이 뚝 끊겼다. 평소 어민과 상인, 손님들로 북적였던 수산시장과 상점들도 오전 늦게까지 대부분 문을 열지 않았다. 오후 들어 문을 연 일부 상인들은 문 앞에 내놨던 물건을 점포 안으로 들이거나 방수포를 덮고 밧줄로 동여매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시장에 나왔다 귀가를 서두르던 김주환(63)씨는 “배를 묶어 놨는데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며 “내일 아침 그 자리에 배가 온전히 있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창원·서울=최경호·위성욱·박형수·임선영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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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