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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극단적 선택 장면 넘쳐난다 … 신고해도 34%만 삭제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 유해 정보 모니터링단은 한 사이트에서 자살 방법을 적은 글을 발견했다. 글에는 자살 유형별로 구제적 방법과 걸리는 시간, 주의사항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모니터링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이 글을 곧바로 신고했다. 하지만 아직도 버젓이 올라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글이 2002년에 작성된 것이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방심위 심의가 늦어지면서 여전히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극단적 선택을 조장하는 유해정보가 온라인에 넘치고 있다. 단속도 미흡할 뿐더러 단속한 유해 정보 삭제나 차단은 더 굼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경찰청·중앙자살예방센터는 지난달 18~31일 온라인에서 총 1만7338건의 자살 유해 정보를 적발했다. 이 중 77.3%(1만3416건)가 SNS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기타 사이트 10%(1738건), 온라인 커뮤니티 8.9%(1546건), 포털 사이트 3.6%(638건) 순으로 유해 정보가 많았다. SNS 중에선 인스타그램(7607건)과 트위터(5394건)에 많다.  
 
이번에 신고한 유해 정보는 사진·동영상(8039건·46.4%)이 가장 많다. 다음으로 방법 안내(4566건·26.3%)가 많다. 생명 경시 조장 글, 동반자 모집이 그 다음이다. 특히 사진·동영상은 지난해보다 38배 늘었다. 대부분 자해 사진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어렵게 단속해도 삭제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번에 단속한 1만7338건 중 삭제된 것은 34%(5957건)에 불과하다. 삭제되려면 방심위가 시정조치를 내리거나 SNS·사이트 운영자가 스스로 삭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배인정 사무관은 “자체 신고 기능이 있는 매체는 신고 즉시 삭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방심위가 삭제 등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며 “은밀히 유통되는 관련 정보 상당수가 신고 기능이 없는 사이트에 게시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방심위는 유해 정보 신고가 들어오면 방송통신심의회의를 열어 유해 정보 여부를 판정한다. 여기서 유해 정보인지를 판정해 해당 사이트나 SNS에 삭제(국내)나 접속 차단(해외 서버)을 요구한다. 이 심의회의에 올라오는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4년 383건에서 지난해 1805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1783건이다. 하지만 삭제나 접속 차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올해 1783건을 심의해 삭제·접속차단을 요구한 것은 605건에 불과하다.  
 
지난 6월 강원도내 한 마트에서 경찰관들이 업주에게 '번개탄을 왜 사세요' 문구가 들어있는 자살예방 홍보 스티커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강원도내 한 마트에서 경찰관들이 업주에게 '번개탄을 왜 사세요' 문구가 들어있는 자살예방 홍보 스티커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삭제·접속차단이 적은 이유는 유해 정보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방심위는 ‘자살 동반자 모집’ ‘방법 안내’가 있으면 삭제·접속차단 대상으로 판단한다. 사진·동영상 등 나머지는 애매하다. 위준영 중앙자살예방센터 미디어팀장은 “온라인 단속을 하면 동반자 모집과 방법 안내보다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삭제율이 34%밖에 안 된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최근 SNS를 통해 자살 정보를 공유하는 이들은 법망을 피해 가는 방법을 잘 안다”며 “방심위 기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의가 늦어 제때 대응하지 못한다. 모니터링단이 단속한 자살 방법 안내 글이 한 달 가량 방치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한 주에 2~3회 방송통신심의회의를 열어 자살 유해 정보를 판정한다”고 말했다.
 
유현재 교수는 “방심위가 현실에 맞게 자살 유해 정보 기준을 마련하고, 방심위만으로 역부족이기 때문에 범정부 대응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중앙일보·안실련·자살예방협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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