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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게 대기업은 … 한국 "기술 도둑” 중국 "성장 파트너”

‘우바퉁청(58同城)’ 두완둥 부총재(왼쪽)와 롯데 엑셀러레이터 이종훈 본부장. [사진 한국무역협회]

‘우바퉁청(58同城)’ 두완둥 부총재(왼쪽)와 롯데 엑셀러레이터 이종훈 본부장. [사진 한국무역협회]

“2005년 미국의 정보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를 참고해 회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8년 뒤, 우리는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그 힘은 바로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에서 나왔다.”
 
중국 생활정보 제공 업체 ‘우바퉁청(58同城)’의 두완둥(段冬) 부총재는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두완 부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무역협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주최한 ‘2018 스타트업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오후엔 롯데의 스타트업 지원 전문회사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이종훈 본부장이 발표자로 같은 무대에 섰다. 행사에 앞서 두 사람을 함께 인터뷰했다.
 
두완 부총재는 먼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대기업 성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를 강조했다. 일자리와 부동산, 중고물품 등 다양한 생활 정보를 지역에 맞춰 제공하는 우바퉁청은 월평균 사용자 수가 4억명에 달한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마켓플레이스 분야 세계 1위다. 또 분기마다 1000만개 기업이 광고를 올리며, 2013년엔 미국 증시에도 상장됐다. 두완 부총재는 “경쟁사를 인수·합병하며 회사가 커졌을 때,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회사가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며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우바쭝촹(58众创)’을 통해 신사업을 개척한 홈서비스 스타트업 ‘우바다오자(58到家)’와 방문 세차 스타트업‘구와구와시쳐(呱呱洗车)’ 등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대기업이 이런 식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함께 사업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규제도 만만치 않아서다. 이 본부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기술을 훔치거나 아이디어를 베껴 회사를 빼앗을 거라는 선입견이 강하다”며 “M&A를 해도 거액을 투자하면 ‘호갱’ 소리를 듣고, 적은 돈으로 하면 ‘후려치기’ 같은 말을 듣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완 부총재는 “중국에선 대기업이 혁신하려면 무조건 ‘바텀업’, 즉 스타트업 등을 통한 혁신만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이에 따라 정부도 지원에 적극적이고, 대기업의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했다.
 
규제 상황도 차이가 난다. 한국에선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대기업이 투자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CVC가 금융회사로 분류돼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두완 부총재는 “중국 대기업들은 외부 벤처캐피탈을 통한 투자를 더 많이 하는 편이지만, 이는 규제 때문이 아니라 그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텐센트처럼 스타트업 투자 관련 인력만 수백명에다 전문적인 조직까지 갖춘 역량 있는 기업은 얼마든지 주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도 대기업 혁신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은 몸집만 크지 혁신에 있어 뛰어난 건 아니다”며 “오히려 스타트업 투자와 협력을 통해 도움을 받고 혁신을 받아들여야만 대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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