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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감미료 '알룰로스' 과연 천연물일까?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14)
국내 제당업체들이 왜 이런 제품을 만들어 대대적인 선전을 하는지 모르겠다. 검증되지 않은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알룰로스’는 처음 일본서 개발됐으나 산업화는 한국이 먼저다. 일본이 기술력이 없어 개발만 하고 상용화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거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듯하다.
 
설탕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알룰로스를 개발했다. [사진 (좌)CJ제일제당, (우)삼양사]

설탕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알룰로스를 개발했다. [사진 (좌)CJ제일제당, (우)삼양사]

 
설탕 시장을 양분하는 C사와 S사가 경쟁적으로 같은 종류의 대체감미료를 개발해 또 한바탕 야단법석이다. 알룰로스(allulose)라는 이름도 생소한 감미료가 그 주인공. 문제는 이미 개발된 대체감미료가 널렸는데, 왜 또 이런 것을 개발해야 하는가다. 물론 대체감미료의 단맛은 각기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대체감미료는 설탕과의 단맛 유사성, 저칼로리,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서 만든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합성 혹은 천연 감미료의 대부분이 이런 성질을 충족하는 물질인데도 말이다. 
 
대체감미료란 설탕을 대체하는 저(혹은 무)칼로리로 인체에 무해한 화합물을 말한다. 설탕이 가장 좋은 감미료이긴 하나 고칼로리라 비만의 원인이 된다며 기피 현상이 생기고 나서 경쟁적으로 대체감미료 개발이 시작됐다. 이미 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자일루로스, 타가토스 등 합성 감미료와 최근 주목받는 천연인 스테비아가 있다. 설탕 대비 감미도가 사카린은 300배, 아스파탐은 200배, 슈크랄로스는 600배나 되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거나 무시할 정도로 적다.
 
이들 중에는 과거 일부에서 유해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오랜 논쟁 끝에 미국과 우리의 식약처 등 세계 각국에서 무해하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졌다. 그래도 소비자가 찜찜해 하는 구석이 있어 이들 업자는 또 다른 대체감미료 개발의 유혹을 받는가 보다. 기존의 것은 합성품이고 알룰로스는 천연물질이라 선전하지만, 이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
 
또 천연물질은 안전하고 합성물질은 유해하다는 생각도 전혀 합당치 않다. 이 물질도 여러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소비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실제 기업의 이런 식 선전이 잘도 먹혀들어간다.
 
알룰로스 당도 설탕의 70% 수준
알룰로스가 마치 천연물인 것처럼 선전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 이 물질이 천연에 존재는 하지만 극미량이다. 건포도, 무화과 등에 극소량만 있어 이를 뽑아내 상품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효소 등을 사용해 과당(fructose)으로부터 인공적으로 합성한다. 이 물질의 당도는 설탕의 70% 수준이고, 칼로리는 5% 불과하다고 한다.
 
알룰로스가 저칼로리면서 혈당지수를 높이지 않고 포도당의 흡수를 방해하며 지방의 합성을 저해해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국내논문이 나와 있긴 하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할 만한 연구 성과는 나오지 않아 믿거나 말거나 한 수준이다.
 
알룰로스는 유전공학 기법으로 개량한 미생물 효소를 사용해 포도당이나 과당으로부터 합성한 GMO식품이다. [사진 pixabay]

알룰로스는 유전공학 기법으로 개량한 미생물 효소를 사용해 포도당이나 과당으로부터 합성한 GMO식품이다. [사진 pixabay]

 
여기서 GMO 문제도 등장한다. 유전공학 기법으로 개량한 미생물 효소를 사용해 포도당이나 과당으로부터 합성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GMO라 해서 나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소비자의 일부가 극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아직 논란의 와중에 있다.
 
이들 회사의 선전에는 전분으로부터 알룰로스를 직접 추출했다고 하는데, 이는 거짓이다. 선전 문구는 문맥상 전분을 미생물로 직접 배양해 나오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뉘앙스를 풍긴다. 전분을 기본재료로 쓸 뿐인데도 말이다. 포도당이나 과당을 쓰면 오히려 공정이 더 간단하고 쉽다.
 
전분으로부터 만들려면 과당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여러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전분을 아밀라아제로 가수분해해 포도당을 만들고 여기에 포도당을 과당으로 효소 전환하고 다시 GMO 효소로 알룰로스를 만드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거다. 당연히 생산비가 과당으로부터 만드는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 물론 과당이 싸지는 않지만.
 
다시 말하지만 알룰로스가 우리에게 생리적인 이점이 크지 않다면 가성비 낮은 대체감미료로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거다. 업자의 의뢰를 받은 모 대학교수는 3개월 동안 매일 14g의 알룰로스를 먹인 실험군에서 체중이 1.3kg 줄었으니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3개월에 이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도 아직 공신력 있는 논문으로 발표돼 있지도 않으며 결과도 업체의 의뢰를 받아 행한 실험인듯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검증되지 않은 알룰로스의 기능성  
사카린이나 아스파탐보다 생산단가가 높은 알룰로스. 알룰로스가 인간에게는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사진 pixabay]

사카린이나 아스파탐보다 생산단가가 높은 알룰로스. 알룰로스가 인간에게는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사진 pixabay]

 
생산단가도 사카린이나 아스파탐에 비교(감미도 대비)가 안 될 정도로 높다. 실제 식물에 소량 존재하는 이 물질의 기능도 아직 잘 모른다. 인간에게는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은 식품첨가를 허용했지만, GMO에 까다로운 유럽연합은 아직 허가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음모론을 주장하는 부류도 있다. 설탕 산업의 독과점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최근 대체감미료 시장에선 스테비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200배나 달고 칼로리는 제로이다. 한때 여느 물질처럼 발암성 논란이 있었지만, 국내외에서 모두 무해하다는 판명이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이상적인 대체감미료로 취급한다. 반면 국내는 중소기업이 소규모 유통하고 있지만, 관련 대기업은 외면한다. 특히 설탕의 독과점인 C사, S사는 더 부정적이다. 타당성 없는 그들의 기피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국내 설탕 기업의 스테비아 외면에 대해 업계는 설탕 독점권을 이유로 들었다. 사용 중인 대부분의 대체감미료는 1일 허용량과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 폭넓게 이용하기가 어렵고 설탕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스테비아는 열에도 강해 조리가 가능하며 칼로리가 전혀 없고 인체 무해하기 때문에 그 타격이 크리라는 것이 기피 이유라는 추측이다. 미국과 유럽의 설탕 업계도 초기에는 스테비아의 유통에 저항했다고 한다. 바로 설탕의 독점을 위해서 말이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leeth@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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