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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만큼 무서운 전기료 고지서 …일부선 5배 이상 오르기도

충북 청주에 사는 A(46)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눈이 번쩍 띄었다. 6월 3만7600원이던 전기요금이 7월에는 약 다섯배인 19만3800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만6000원의 다자녀 할인 혜택을 받지 않았다면 전기료만 20만원이 넘을 뻔했다. A씨의 지난달 전기 사용량은 한 달 전(348㎾h)의 약 2.4배인 840㎾h. A씨는 “어린 세 자녀가 있어 에어컨을 틀지 않을 수 없었다”며 “10만원 정도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행당동에 사는 4인 가족의 가장 B(43)씨의 전기요금도 평소 5만5000원에서 지난달 18만1000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B씨는 “에어컨을 하루 평균 6~7시간 정도 틀었는데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 인크루트

자료: 인크루트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가 각 가정에 배달되면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일부 가정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누진제에 따라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는 400㎾h 이상으로 전기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이 폭염 기간이 가장 많이 포함된 8월12일 검침일 가구 총 62만 가구의 전기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구 4곳 중 3곳(73.4%)의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 46만 가구의 전기요금 증가액은 평균 2만5300원(전력산업기반기금 및 부가세 포함)이었다. 전기요금이 전년보다 5만6700원 이상 급증한 가구는 전체의 9.1%였다.  
전기요금 관련 인터넷 게시글 캡쳐

전기요금 관련 인터넷 게시글 캡쳐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와 요금을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폭등한 가구가 보편적인 사례는 아니다”라며 “다만 전기요금이 덜 나온 전달(6월)과 비교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요금 상승분을 크게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2~3배 늘었다는 글과 사진들이 이어지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1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들의 7월 평균 전기요금은 12만3600원으로 집계됐다. 열대야로 밤에도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작동한 채 잔다는 응답자가 65%였다. 
전기요금 관련 인터넷 게시글 캡쳐

전기요금 관련 인터넷 게시글 캡쳐

 
인크루트 박영진 홍보팀장은 “응답자의 60%가 3인 이하 소규모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부담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도시 거주 4인 가족의 냉방요금을 제외한 평균 전기요금이 5만5080원이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걱정이 이어지자 최근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전기료 누진세 적용 구간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7~8월 가정용 전기요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다만 7월 고지서 상당수는 전기요금 검침이 이미 끝난 뒤 요금이 부과된 탓에 정부가 한시적으로 완화한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한전은 다음 달 요금 부과 때 할인 혜택을 소급적용할 예정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및 부가세 제외 금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전력산업기반기금 및 부가세 제외 금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사용자가 체감하는 전기요금 할인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조치로 혜택을 받는 가구는 약 1512만 가구로, 월평균 1만370원의 요금 할인을 받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A씨나 B씨처럼 월 전력사용량이 500㎾h를 넘으면 할인받는 금액은 일률적으로 약 2만1300원이다. 이 때문에 한전에는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는데 요금이 별반 차이 없다”는 항의성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누진제에 대한 전면 개편 요구도 여전하다. 지금과 같은 누진체계 아래에서는 난방 사용량이 많은 겨울에 전기요금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정부는 개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를 바꾸려면 현재 누진제 1단계를 쓰는 800만 가구, 2단계 600만 가구 등 총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진제를 손봐서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누진제 개편은 굉장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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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