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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작별상봉…"빨리 통일해야", "건강해야 해"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성진 기자 = "죽기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그래."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날인 22일 신재천(92)씨는 북측 동생 신금순(70·여)씨에게 이같이 전했다.

재천씨는 탁자에 놓인 약과봉지를 뜯어 접시에 넣어주며 "서로 왕래하고 그러면 우리집에 데리고 가서 먹이고 살도 찌우고 하고 싶은데…"라며 "죽기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그래"라고 말했다.

그러자 동생 금순씨는 "개성에서 금포 금방이잖아. 빨리 통일이 돼야 해"라고 답했다.

재천씨는 "내가 차 가지고 가면 40분이면 가"라며 "아, 왕래가 되면 배불리고 가는데…"라며 계속 아쉬워했다.

김봉어(90)씨의 북측 조카 리명화(50·여)씨는 "통일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죽는 날까지 열심히 살자"라고 답했다.

조정일(87)씨의 북측 동생 정환(68)씨는 남측 가족에 대해 계속 물어봤다. 그는 남측의 형수에 대해 나이, 이름 등을 묻더니 "통일이 돼야 만나지요!"라고 말했다.

이날 가족은 서로 전화번호와 주소, 가계도 등을 주고받기도 했다. 양경용(89)씨는 조카들과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었다.

양씨의 조카들이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양씨도 웃으며 "그럴 것"이라고 대답했다.

가족들은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금섬(92·여)씨의 남측 딸들은 북측 오빠 리상철(72)씨에게 "오빠 건강해야 해"라고 말하며 오빠 얼굴을 쓰다듬었다. 금섬씨는 아들의 두 손을 꼭 붙잡고 어루만지며 이야기했다.

김춘식(80)씨는 북측 여동생인 춘실(77)씨와 춘녀(71)씨에게 눈물을 흘리며 "오래 살아야 다시 만날 수 있어"라고 말했다.

함성찬(93)씨는 북측 동생 함동찬(79)씨가 "(가족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궁금해요 잘 있는지"라고 말하자, "걱정마. 건강이 최고다"라고 당부했다.

북측의 언니, 여동생과 상봉한 배순희(82)씨는 "지금은 100세 시대니까 오래 살고, 서로 다시 만나자"고 말했고, 언니 순복(87)씨도 "다시 만나자"고 화답했다.

북측에 있는 두 딸과 만난 한신자(99·여)씨는 "내가 너희들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며 "경자(북측 딸 김경영씨), 너도 그러고 경실이(북측 딸)도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기도해"라고 말했다.

한씨는 "너희가 알아야 한다"며 "너희들이 낳았을 손자, 손녀도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라고 말하자 북측 두 딸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작별상봉과 함께 공동오찬이 동시에 이뤄졌다. 오전 11시부터 북측이 음식을 나르기 시작해 자연스럽게 식사가 시작됐다.

메뉴 중 오징어 튀김이 오르면서 이야기꽃이 피기도 했다. 남한에서 가리키는 오징어를 북한에서는 '낙지'라고 부른다.

김진수(87)씨의 북측 조카며느리 박혜숙(35)씨는 오징어튀김을 하나 집어주며 "낙지에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수씨가 "오징어지"라고 지적했고, 이에 조카며느리 진수씨가 "에? 낙지에요"라고 다시 대답했다.

진수씨가 다시 손가락으로 긴 모양을 만들면서 "낙지는 이렇게 긴 거지"라고 하니, 혜숙씨가 "거기서는 낙지가 오징어군요"라고 말해 작은 웃음이 오갔다.

식사가 오르자 가족들은 서로 나눠주며 사이좋게 먹었다. 조혜도(86·여)씨의 북측 조카 백광훈(62)이 삼색나물을 젓가락으로 집어 남측 가족인 조도재(75)씨 접시에 놓자, 조씨는 "됐어, 됐어, 너 먹어"라며 사이좋은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작별상봉과 오찬을 끝으로 2박3일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마무리된다. 남측 상봉단은 오후 1시30분께 버스를 타고 금강산을 출발,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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