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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사망 세일전자 화재…유족들 “스프링클러 작동 안했다”

“갇혀서 못 나가 엄마…살려줘 죽을 것 같아” 
 
21일 오후 4시쯤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당시 공장에서 근무하던 A(34)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한 내용이다.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내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이 급속도로 확산된데다 유독가스까지 퍼지면서 직원들이 4층에서 뛰어내리거나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화재 현장에서 ‘살려달라’고 전화한 딸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아버지는 주검이 된 자식과 마주해야 했다. 유족들은 스프링클러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A씨 아버지는 “갇혔다고 하기에 순간 엘리베이터가 아닌가 생각하고 조금만 기다려보자 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며 “당장 공장으로 가라 해서 현장 도착하니 그때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라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직원 가족들한테만큼은 연락해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으니 와 달라는 안내는 해야 사람의 도리”라며 회사 측의 무성의에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세일전자 관계자들을 상대로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건물 4층에 스프링클러와 방화문 등 화재 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었는지와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세일전자 관계자는 “공장 내부에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은 설치돼 있었다”며 “경비실에서 비상벨을 울렸고, (화재가 발생한) 4층에서도 (비상벨이) 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4층 근무자가 불을 발견하고 ‘불이야’라고 소리친 뒤 119에 신고했고 사무실로 와서는 ‘대피하세요’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늦은 밤 빈소를 방문한 세일전자 안재화 대표이사를 비롯해 회사 임원들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안 대표이사는 “건축물 불법 개·증축이나 소방법 위반 사항은 없었다. 소방 훈련도 했다. 희생자를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89년 설립된 세일전자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주로 생산한다. 종업원 수는 350명, 작년 매출액은 1064억원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공장은 전자회로기판을 만드는 공장이다. 부지 면적은 6111㎡로 옥내 저장소 4곳에는 위험 물질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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