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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서 엽총 살인 … 경찰이 살해 협박한 사람에게 총 내줘

경북 봉화군에서 21일 총기를 난사해 3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남성이 평소 “이웃을 죽이겠다”는 말을 한 정황이 포착됐는데도 경찰이 총기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봉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소천면 임기2리의 사찰에서 김모(77)씨가 스님에게 엽총을 쐈다. 이어 김씨는 차를 타고 3.8㎞ 떨어진 소천면사무소로 갔다. 김씨는 엽총을 쐈고 민원 담당 손모(47) 계장과 이모(38) 주무관의 어깨와 가슴에 맞았다. 이들은 병원에서 사망했다. 스님은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이 김씨를 제압했다.
 
이 사건으로 한적했던 시골 마을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주민들은 김씨가 이웃과 평소 물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귀띔했다. 50대 주민은 “김씨의 집이 산 중턱에 있어 수압이 약한데다 가뭄으로 물이 안 나와 자주 다투더라”고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0년 귀농했다. 상수도 배관을 설치해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김씨를 포함한 4가구가 나눠 썼다. 김씨의 집은 사찰보다 50m 아래에 있다.
 
10일 전 김씨는 소천면사무소를 찾아 “스님이 물을 많이 쓰고 쓰레기를 소각해 연기가 집까지 내려온다”며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는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50분쯤 파출소에서 엽총을 출고했다. 김씨는 “아로니아 농사를 짓는데 까마귀를 쫓아야 한다”며 유해조수구제용 엽총을 소유해 파출소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다만 스님이 지난달 30일 파출소에 “김씨가 나를 총 쏴 죽이려 한다”며 신고해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스님은 이웃에게 “김씨가 죽인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당일 그의 총을 회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14일 김씨가 다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님이 직접 살해 협박을 받지 않았고 사유 물품을 근거 없이 압수하기 어려워서다. 경찰 관계자는 “스님이 진정서를 냈다가 취소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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