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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또 ‘버럭’ … 의료기 공장 방문해 “마구간 같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버럭’했다. 의료 기계를 생산하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1일 김 위원장이 이 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공장의 문턱부터 시작해 눈에 보이는 현실이 개건·현대화를 진행 중인 공장이 맞냐”며 “당에서 경종을 울린 지 벌써 2년이 돼 오는데 무엇을 개건하고 현대화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는 당에서 이 공장을 보건 의료 부문의 본보기로 정하고 지원했지만, 실적이 없다며 ‘우려’와 ‘실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힐난했다. 김 위원장의 질책은 지난달 신의주와 함경북도 현지지도에 이어 잦아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그간 “말이 안 나온다”, “뻔뻔하다”는 등의 언급을 했는데 이날도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의료기구공장이 아니라 좋게 말하여 농기계 창고, 정확히 말하여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며 “보건부문 전반이 동면을 지내 (상당히) 오래 한다. 동면 동물들도 한 해에 한 번 겨울잠을 자는데 보건 부문에서는 벌써 몇 해째 동면하면서 빈 구호만 웨(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조직지도부와 과학교육부 등 관련 부서가 당의 결정에 관심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앙당 부서들부터가 당의 방침 집행에 대한 관점과 자세가 틀려먹었다”고 지적했다. “우리 당의 인민적 보건시책을 반대하는 반인민적, 반당적 행위와 같다”고도 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 내용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버럭 질책’이 해당 기관에 대한 문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목된다. 특히 조직지도부를 겨냥해 ‘반당적 행위’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조직지도부 해당 관계자들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 교수는 “북한은 성과가 있는 단위들을 본보기로 정해 다른 곳이 따라 배우라는 식의 선전술을 펼쳐 왔다”며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잘못된 부분을 강도 높게 지적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다른 단위에 대한 경종을 울려 성과를 올리라는 경고인 동시에 질책을 받은 곳에는 집중적으로 투자해 더 큰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가진 조직지도부에 대한 이례적인 질책이라는 점에서 조직지도부 길들이기 차원일 수도 있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김 위원장과 북한 매체들이 대놓고 조직지도부를 지적한 건 군과 내각, 국가안전보위성에 이어 조직지도부 다잡기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수행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수행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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