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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된 대덕특구, 매출 77조 판교테크노밸리처럼 띄울 것”

민선 7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16일 대전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 시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리노베이션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김성태]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16일 대전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 시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리노베이션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인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를 확 바꾸겠다.”
 
허태정(51) 대전시장이 이 같은 선언을 했다. 허 시장은 “대전은 해마다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침체하는 등 위기에 놓여있다”며 “대전을 살리려면 대덕특구를 혁신(리노베이션)해 성장동력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인구는 지난 6월 말 기준 149만4878명으로, 2014년 7월 153만634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
 
허 시장이 대덕특구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1973년 출범한 대덕특구는 지금까지 45년간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견인해왔다. 유성구 유성읍과 탄동·구즉면 일대 26.7㎢(834만평)에 건설됐다가 67.445㎢ 규모로 확대됐다. 이곳에는 2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벤처기업 등 1500여 개 기업이 몰려 있다. 석·박사급 연구 인력만 3만200여 명에 이른다. 지난 16일 대전시청 집무실에서 허 시장을 만나 대전시 청사진을 들어봤다.
 
왜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인가.
“대덕특구는 70년대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소수 입주기관이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차지해 효율성도 떨어진다. 대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 인프라인 과학벨트도 조성중이다. 이 같은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리노베이션 기본 방향은.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가 모델이다. 판교테크노밸리 면적(66만1000㎡)은 대덕밸리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매출액(1306개 기업)은 77조 4832억원(2016년 기준)으로 대덕특구(17조)의 4.5배나 된다. 또 이 같은 규모는 부산의 지역 내 총생산액(GRDP)과 맞먹는다.”
 
구체적인 리노베이션 계획은.
“화학연구단지 일대 160만㎡를 ‘스마트 원(Smart one) 캠퍼스’로 만들겠다. 스마트 원 캠퍼스란 인접한 몇 개의 연구소를 묶어 어린이집 같은 부대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남는 공간을 주거와 창업공간으로 쓰는 것이다. KAIST와 충남대 사이에 창업타운을 만들겠다.”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은 국회에서 법 개정과 관련 부처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데.
“리노베이션을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도 있다. 과학기술부·국토부 등 관련 부처에 기회 있을 때마다 요청하겠다. 지난 17일에도 이낙연 국무총리에 사업 추진을 건의했다.”
 
대전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6년 동안 8만명이 세종으로 빠져나갔다. 대전보다 전셋값이 싸고, 교육·주거 환경, 향후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한참 성장하는 세종시와 경쟁하는 건 어렵다. 두 도시가 상생하도록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 세종에 몰려있는 공공기관에 대전지역 대학생도 취업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혁신도시법)개정을 추진하겠다. 관련법 개정을 위해서는 세종시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 원도심을 중심으로 창업 공간인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고, 청년 스타트업 2000개를 육성하겠다.”
 
도시철도 2호선은 트램 방식으로 건설하나.
“일단 운행 중인 1호선 지하철역과 만나고 대전 도심을 한 바퀴 도는 순환형(37.4㎞)으로 구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쯤 나올 예정인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따르겠다. 재조사 결과 경제성 있는 것으로 나오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 갑천 통과 구간 등 일부는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게 고가 방식으로 하는 것도 고려하겠다.”
 
프로야구 경기장 건립에 관심이 많다.
“대전 야구장(한화이글스 파크)은 준공(1964년)한 지 54년 됐다. 시설도 전국 프로야구가 열리는 9개 구장 중 가장 열악하다. 그래서 2024년까지 2만2000석 규모의 돔구장을 신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 1360억원은 정부, 한화이글스 등과 분담하도록 할 생각이다. 야구장을 각종 문화, 예술 공연이 어우러진 스포츠 콤플렉스로 운영하면 원도심을 살리는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다.”
 
대전판 ‘센트럴파크’를 만들겠다 했는데.
“서구 둔산동 일대에 보라매공원, 샘머리공원, 한밭수목원 등 녹지 공간을 잇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2000억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시청에서부터 정부대전청사를 거쳐 갑천으로 연결되는 세로축과 대덕대로를 따르는 가로축이 잘 이어지면 명품 공원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 등 굵직한 정치 경력이 부족해 광역시 살림을 제대로 이끌지 우려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도 일했고 구청장을 8년 하면서 행정경험도 충분히 쌓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청와대와도 소통을 원할히 할 인맥을 갖고 있다.”
 
충남민청련서 시민운동 첫 발 … 구청장 때 생활밀착 정책
◆허태정 시장=1965년 8월 17일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서 태어났다. 대술중학교와 대전 대성고, 충남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88년 전두환·노태우 구속을 촉구하며 대전지방검찰청 점거 농성을 하다 잠시 옥살이를 했다. 90년대초 ‘충남민주운동청년연합’ 간사를 맡으면서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이 무렵 대전 대화공단에 위장 취업해 노동현장을 경험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에 들어갔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인사수석실(균형인사비서실) 등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2004년에는 과학기술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도 활동하다 2006년 대전 유성에 있는 대덕특구복지센터 소장을 지냈다. 허 시장은 “당시 청와대 등에서 국가균형발전, 참여와 소통 등의 정책을 경험한 게 지방자치 책임자로서 일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유성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56.41%의 득표율로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허 시장은 구청장 시절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4년부터 4년간 작은 공공도서관 건립, 무인택배함 설치 등을 도입했다. 특히 2015년엔 충청권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생활임금제를 도입했다.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5580원보다 710원(12.7%) 많은 6290원을 줬다. 불법주차 단속요원, 공영주차장 청소원 등 구청 소속 노동자 480여 명이 대상이었다.
 
허 시장은 “민원인을 위해 시청 직원 모두 공무원증을 패용토록 하고, 각 사무실의 칸막이도 없애 열린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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